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뷰어스=한수진 기자] 화려함을 넘어 주체 의식을 담은 무대로 서울 콘서트를 화려하게 수놓은 방탄소년단. 왜 월드 클래스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 ‘러브 유얼셀프’(LOVE YOURSELF) 두 번째 서울 콘서트가 개최됐다.
시작부터 화려했다. 이번 콘서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신보 타이틀곡 ‘아이돌’(IDOL)로 오프닝을 연 것이다. 처음 공개하는 ‘아이돌’ 무대에 방탄소년단은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객석을 열광시켰다. 방탄소년단의 목소리에 팬들의 함성이 합쳐져 무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객석까지 진동이 일었다. 첫 무대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우렁차게 공식인사를 건네며 팬들의 함성에 화답했다. 정국은 “오랜만에 콘서트를 하는 거라 많이 떨린다”고 벅찬 소감을 드러냈고, 슈가는 “오늘 공연 완전 파이팅 있게 할 예정이다”며 콘서트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리더 RM의 “이번 앨범은 여러분과 함께하는 축제다”라는 멘트를 끝으로 다음 무대가 펼쳐졌다.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특징인 ‘세이브 미’(SAVE ME)와 ‘아임 파인’(I'M FINE)을 연달아 선보인 방탄소년단은 올림픽주경기장을 함성으로 가득 메웠다. 팬들을 위한 무대도 펼쳐졌다. 팬송인 ‘매직 숍’(MAGIC SHOP)을 선곡하며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이어졌다. 첫 번째 주자는 래퍼라인 제이홉. 흰색 수트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그는 ‘러브 유얼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에 수록된 솔로곡 ‘트리비아 기 : 저스트 댄스’(Trivia 起 : Just Dance)를 선곡, 위트 넘치는 랩을 구사하며 홀로 넓은 무대를 누볐다. 두 번째 솔로 무대는 정국이 꾸몄다. 정국 역시 흰색 수트를 입고 신보 솔로곡 ‘유포리아’(Euphoria)를 선보였다. 섬세한 보컬과 감성 어린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시 완전체 무대가 이어졌다. ‘아이 니드 유’(I NEED YOU) ‘런’(RUN) 등 연이은 히트곡 퍼레이드에 흥이 난 관객들은 ‘런’ 가사에 맞춰 점프하며 무대를 즐겼다.
세 번째 솔로 무대는 지민이 꾸몄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 Full Length Edition)를 선곡한 지민은 마치 어린왕자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으로 여리면서도 감수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섬세한 보컬과 퍼포먼스, 별과 우주를 담은 CG의 조화가 돋보였다. 다음 주자는 RM. ‘트리비아 승 : 러브’(Trivia 承 : Love)을 선곡하며 홀로 무대에 등장한 RM은 관객 호응을 유도했다. 유연하면서 화려한 랩핑을 선보인 그는 넓은 무대에서도 홀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무대 마무리 즘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등장해 힘을 실었다. 다시 뭉친 방탄소년단은 ‘DNA’로 무대 열기를 이어갔다.
유쾌한 토크 타임도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의 유려한 말솜씨에 객석에선 뜨거운 함성이 오갔다. 이어진 선곡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흥탄소년단’ ‘진격의 방탄’ ‘불타오르네’ ‘뱁새’ ‘쩔어’ 메들리와 ‘에어플랜 파트2’(AIRPLANE PT2)를 선보이며 무대를 불태웠다.
뷔의 신비감 넘치는 솔로 무대도 강렬했다. 신보 솔로곡 ‘싱귤래리티’(Singularity)를 선곡한 뷔는 서정성이 돋보이는 무대 연출로 강한 몰입도를 자아내는 퍼포먼스를 그렸다.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다시 완전체 무대를 꾸민 방탄소년단은 시선을 뗄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객석의 호응을 자아냈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마지막 솔로 무대는 슈가와 진이 장식했다. 슈가는 ‘트리비아 전 : 시소’(Trivia 轉 : Seesaw)로 랩과 노래를 함께 소화하며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진은 ‘에피파니’(Epiphany)로 가창력을 폭발시키며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유닛 무대도 꾸며졌다. 보컬라인 진, 뷔, 정국, 지민이 감성곡 ‘전하지 못한 진심’을 선보였고 래퍼라인 RM, 슈가, 제이홉이 ‘티어’(TEAR)로 폭발적인 랩을 선보이며 소름 돋는 무대를 연출했다.
준비한 마지막 무대는 ‘마이크 드롭’(MIC DROP)이었다. 무대 중앙으로 나온 멤버들은 마지막 무대까지 완벽한 합을 보이며 지친 기색하나 없는 모습으로 무대를 마쳤다.
그렇게 방탄소년단이 무대를 떠나자 팬들은 한 소리로 ‘앙코르’를 외쳤다. 결국 팬들의 부름에 부응한 방탄소년단은 ‘소 왓’(SO WHAT) ‘앙팡맨’(ANPANMAN) ‘앤서 ; 러브 유얼셀프’(ANSWER ; LOVE YOURSELF)를 추가로 선보이며 마무리를 장식했다.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이 시대가 원하는 아이돌의 표상과도 같았다.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쉼 없이 라이브로 소화해 낸 점도 괄목할 만하다. 단체, 솔로, 유닛 무대 중 어느 하나 어색한 곳 없이 탄탄할 뿐더러 개개인의 주체 의식을 담은 선곡으로 매 무대마다 유기적인 메시지를 담아냈다. ‘러브 유얼셀프’라는 주제로 얽힌 무대들은 곡 자체만으로 강한 무게감을 실었다. 특히 ‘말은 짧게 무대는 길게’를 몸소 보여준 구성도 눈길을 끌었다. 토크를 최대한 자제하고 무대만으로 관객과 교감해 더 짙은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곡 ‘앤서 ; 러브 유얼셀프’는 이번 공연의 메시지를 집약해 보여줬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 다 나’라는 끝맺음을 남긴 채.
방탄소년단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등 16개 도시에서 총 33회 공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