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앤 법률사무소 이현중 변호사)
[뷰어스=더앤 법률사무소 이현중 변호사] 최근 몇 년간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그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상에 많이 떠돌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많고, 개별 사안마다 구체적인 사정이 달라 다른 사건에서의 대응을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판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찜질방 수면실에서 자고 있던 여성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반면, 술에 취한 여성 승객을 추행한 택시기사 B씨는 징역 6월을 선고 받았고,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는 여성을 추행한 C씨는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처럼 같은 준강제추행죄라도 사안마다 다르게 처벌되기 때문에 인터넷상 정보를 보고 그대로 대응했다가는 뜻밖에 실형선고를 받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준강제추행죄가 어떠한 경우에 성립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강제추행죄는 사람의 심신 상실 또는 항거 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예를 들면 술에 만취해 의식이 없는 사람의 몸을 만지는 것과 같이 신체 접촉을 해 추행하였다면 준강제추행죄가 성립하게 된다.
피해자가 이미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사람을 추행했기 때문에 일반 강제추행죄보다 죄질이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정보이다. 준강제추행죄의 경우 형법은 강제추행죄의 예에 의해, 즉 강제추행죄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강제추행죄와 그 죄질이 같다고 보아야 한다.
준강제추행죄로 처음 적발된 초범인 경우 처벌이 비교적 가벼울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최근 성범죄에 대하여 엄격하게 처벌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정식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종래에는 피해자와 합의하면 벌금형 등에 그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실제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추행의 강도가 상당히 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초범에 해당하고 피해자와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설사 징역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집행유예는 선고된 형의 집행만을 유예하는 것이므로 징역형 선고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결국 전과자로 기록에 남게 되어 사회활동을 함에 있어서 많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준강제추행죄 사건에서 과거에는 피해자와 합의할 경우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피해자와 합의를 하여도 죄질이 불량한 경우에 징역형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므로, 피의자 혼자 인터넷 상의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여 대응하기 보다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현중 변호사는 경찰대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법무법인 세종을 거쳐 현재 더앤 법률사무소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 자문위원 및 강남경찰서 범죄예방협의체 위원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