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노조가 지난달 31일 서울지사 사옥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김태현 기자)

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 중인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개시된 노사간 2차 교섭이 두 차례 결렬되면서, 노조는 판교 넥슨 본사 앞 전면 집회를 예고했다. 반면 사측은 기존 성과급 제도를 넘은 수익배분금(PS) 도입이 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이날 오후 3시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예고했다.

노조에 따르면 네오플 측은 그간 성과금 분배에 대해 '그룹 정책이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그룹 차원의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넥슨이 책임지고 노사 분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네오플 노사는 올해 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8차례 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어진 5월 조정위원회에서도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6월 말 3일간 전면 파업을 실시, 이후 7월 한달 동안 주 3일 부분 파업을 이어왔다. 지난 1일부터는 주 5일 전면 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성과급 지급에 있다. 노조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해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3783억원, 영업익 982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조는 네오플 측이 초기에 약속했던 신규 개발 성과급(GI) 비율을 30%에서 삭감한 것은 물론, 동일한 직군과 평가 등급임에도 보상 격차가 발생하는 등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성과급(GI)은 신작 출시 이후 2년간 발생하는 프로젝트 순이익 중 일정 비율을 구성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제도다.

이에 네오플 노조는 기존 GI 성과급 제도 대신 영업이익 4%를 수익배분금으로 분배하는 '프로핏 쉐어(PS)'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982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9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네오플은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2022년 국내 서비스 성과를 반영한 GI를 지급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중국 서비스를 반영한 2차 GI(600억원 규모)까지 지급했다는 것.

또한 사측은 국내 출시 이후 2년간 GI 지급 후 기존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향후 중국 출시가 가능해질 경우 GI 기간을 2년간 추가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구성원들에게 안내한 바 있다. 현재 GI외에도 별도의 인센티브 제도(KI)를 운영 중인 만큼, 노조가 주장하는 PS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노조가 최근 '성과 보상 및 분배 정보 공개' 요구를 직접 철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업의 명분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노조는 지난 1일 전면 파업 전환을 선언하며 '성과급 제도의 투명성 확보'를 이유로 내세운 바 있다.

이는 직원들의 파업 참여 여부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네오플의 전사 출근율은 50%에 달한다. 지난 7월 주 3일 파업 당시 출근율이 37%대였다는 걸 감안하면 약 13%p 늘어난 셈이다.

한편, 파업 장기화로 인한 '던전앤파이터' 이용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은 지난달 예정된 '던전앤파이터 서비스' 20주년 기념행사 'DNF 유니버스 2025'를 취소, 이를 사회공헌 행사로 대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