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두 차례 입찰 유찰 끝에 한화 건설부문과의 수의계약 가능성을 앞두고 전환점을 맞았다.

한화는 이번 수주를 통해 '포레나'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계 일대에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단순 시공사 확보를 넘어 지역 내 주거벨트 확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일반분양 확대, 공사비 현실화로 과거의 사업성 부족 논란도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조합의 선택이 사업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감도 (사진=뷰어스DB)

■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 국면…한화 "사업성 충분, 의지 갖고 있다"

6일 상계5단지 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된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사 2차 입찰에 한화 건설부문이 단독 응찰하면서 입찰은 자동 유찰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조합은 두 차례 연속 입찰이 유찰되면 특정 시공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화와의 수의계약 여부가 사업의 다음 수순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번 단독 입찰에 대해 "초기에는 복수 건설사가 함께 입찰을 검토했지만 경쟁사가 철수한 상황"이라면서 "상계주공5단지는 입지, 조합의 추진 의지, 최근의 일반분양 확대 등 모든 요소를 종합할 때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조합과 충분히 협의해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일반분양 확대와 용적률 상향…

한때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상계주공5단지는 최근 일반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며 사업성 회복의 분기점을 맞았다. 정비계획 변경과 노원구청의 고시를 통해 임대주택 비율이 대폭 축소되면서 일반분양은 3가구에서 101가구로 늘었다. 반면 공공임대는 153가구에서 55가구로 줄었다.

이는 상한 용적률이 기존 220.94%에서 269.41%로 상향되며 함께 이뤄졌다. 조합 입장에서는 분양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조합은 일반분양 확대를 통해 조합원 1인당 분담금 부담이 최대 1억원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의 공사비는 3.3㎡당 약 770만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이는 2023년 GS건설과 계약했던 650만원보다 약 120만원 높은 수준이지만, 현재 서울 외곽지역 재건축 평균 공사비가 800만~850만원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현실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공사비 상승은 조합원 분담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전용 31㎡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84㎡로 이주할 경우 최대 7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이 필요하다는 예측도 나온다.

■ 한화 "포레나 브랜드 강화…상계 지역 대표 주거벨트 기대"

한화 건설부문이 이번 상계주공5단지 사업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시공 물량 확보를 넘어선 브랜드 전략에 있다. 이미 한화는 '포레나 노원'을 지역 내에 공급했다. 이번 단지까지 확보할 경우 상계 일대에 브랜드 타운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를 두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성사된다면 상계 일대를 중심으로 포레나 브랜드의 연속성을 구축할 수 있다"며 "단지 단독 공급을 넘어 지역 내 주거벨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브랜드 단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한 단지를 수주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벨트', '주거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중장기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서 한화가 상계주공5단지를 '포레나' 중심 브랜드벨트 확장의 핵심축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을 놓고 실무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미 법적 요건은 충족됐고 노원구청의 사업시행인가도 8월 중 예정됐다. 빠르면 하반기 내 시공사 계약 체결과 관리처분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변수는 조합원 내부 여론과 공사비, 분담금 협상 등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