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그날들’(연출 장유정)은 고(故) 김광석의 명곡을 모아 만든 국내 창작극이다. 2013년 초연 이후 이번이 네 번째 무대에 오른 것인 만큼, 이제는 어엿한 공연계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오는5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만날 수 있는 ‘그날들’을 SWOT 분석으로 소개한다.
■ Strength(강점)
‘그날들’의 최대 강점은 주크박스 뮤지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데 있다. 가요를 엮어 만든 뮤지컬의 경우 기존에 발매된 곡에 맞춰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점에서 개연성이 부족하거나 구성이 허술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관 차정학의 시점을 따라 20년 전과 현재의 사건을 교차해 보여주는 ‘그날들’은 각각의 이야기가 비교적 탄탄하게 짜여져 있다. 과거 차정학에게 충격을 안겼던 동기 강무영과 피경호인 그녀의 실종과 현재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영애의 실종, ‘그날들’의 두 축을 이루는 사건들이 닮은 듯 다른 대비를 보여주는 점도 흥미롭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 Weakness(약점)
대개 관객들이 대극장 뮤지컬에 기대하는 강렬한 넘버(뮤지컬 삽입곡)는 찾기 힘들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에 맞춰 적절한 편곡이 이뤄졌지만, ‘그날들’의 원곡이 되는 김광석의 음악 자체가 잔잔한 감성의 포크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 곡을 둘 이상의 캐릭터들이 나눠 부르는 경우가 많은 점도 아쉽다. 전반적으로 ‘그날들’이라는 작품과 캐릭터를 대표할 만한 넘버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 Opportunity(기회)
남녀노소 불문, 관객들의 사랑을 두루 얻기에 충분한 요소들을 갖췄다. ‘그날들’이 음악을 통해 1980~90년대 김광석을 사랑했던 기성 세대에 향수를 선사했다면, 신선한 캐스팅을 앞세워 젊은 세대의 취향까지 저격했다. 인기 보이그룹 워너원 출신의 윤지성부터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인피니트 남우현까지 아이돌은 물론, 뮤지컬계에서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온주완이 이번 시즌 강무영 역에 새로 합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넘버에서 선보이는 앙상블의 화려한 군무는 전 세대 관객의 감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Threat(위협)
온라인 예매처 인터파크 티켓 기준 ‘그날들’은 3월 3주차(11일~17일)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바짝 쫓는 작품으로는 올해 공연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영웅’과 2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광염소나타’ 등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영웅’과 김동인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광염소나타’ 역시 관객층의 폭이 넓다는 점에서 ‘그날들’에 대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