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뷰어스=손예지 기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다. 프로젝트그룹 워너원 출신의 가수 강다니엘과 소속사 엘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엘엠)가 결국 법정에서 다투게 됐다.
26일 강다니엘과 엘엠이 전속계약을 둔 분쟁 상황에 대해 공식입장을 발표한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다. 이제 단순히 법률적으로 시비를 가리는 데서 끝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엇갈린 입장 속 하나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 상황, 강다니엘과 엘엠이 대립하는 지점들을 짚었다.
■ 쟁점1. “전속계약 권리, 동의없이 제3자 양도” VS “강다니엘도 알고 있던 투자 계약”
현재 사태의 핵심 쟁점은 ‘엘엠이 강다니엘의 동의 없이 제3자에 전속계약 상의 권리를 유상으로 양도’했는지다. 강다니엘이 앞서 법원에 엘엠과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강다니엘의 법률대리인 염용표 변호사(율촌)는 “강다니엘은 엘엠과 2019년 2월 2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전속 계약을 지난해 2월 2일에 체결했다. 엘엠은 전속계약 효력 발생 이전인 지난 1월 28일, 강다니엘의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 용역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제 3자에게 넘기는 내용의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엘엠이 제3자와 체결한 계약서’ 일부를 공개, ‘전속계약 기간인 5년동안 엘엠의 강다니엘에 대한 음악콘텐츠 제작·유통권, 콘서트·해외사업권, 연예활동에 대한 교섭권 등 전속계약상 핵심적 권리들을 모두 제3자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한다는 대목을 강조했다. 또한 “그 대가로 엘엠엔터테인먼트가 강다니엘에게 지급한 전속계약금의 수십 배에 이르는 계약금을 제3자로부터 지급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반면 엘엠엔터테인먼트의 법률대리인 김문희 변호사(지평)는 강다니엘 측이 문제삼는 ‘제3자와의 계약’이 “강다니엘의 연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소속사였던 엠엠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실질적으로 투자를 받기 위한 계약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엠엠오엔터테인먼트는 강다니엘의 전(前) 소속사이자, 현재 엘엠엔터테인먼트와 업무 협력 관계인 CJ ENM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또한 강다니엘 측이 보도자료로 배포한 엘엠과 엠엠오엔터테인먼트의 계약 내용 일부에 대해서는 “음반 유통 등 사업적으로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투자 계약”이라며 “엘엠은 그 누구에게도 전속계약상의 권리를 양도한 바 없다. 강다니엘에 대한 각종 권리를 그대로 보유하며, 이를 그 누구의 관여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실제로 강다니엘 측이 보도자료에 첨부한 계약서 일부는 (강다니엘 측에) 유리한 부분만 발췌된 것으로, (엘엠의 권리와 관해서는) 계약서 뒷부분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시비를 판가름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은 강다니엘이 해당 계약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엘엠에 동의의 뜻을 전했는지다. 강다니엘 측은 “엘엠으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설명을 들은 바 없고, 이에 대하여 동의를 해준 적도 없다”는 입장인 반면, 엘엠 측은 “강다니엘은 (관련 내용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이를 입증할 증거도 있다”고 반박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 쟁점2. “불합리한 계약 내용, 시정 요청” VS “허위 사실로 계약 해지 통지”
그런가 하면 강다니엘이 엘엠에 전속계약에 관한 이의를 제기하기까지 과정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엄용표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분쟁은 “본인의 동의 없이 믿었던 엘엠엔터테인먼트가 제3자와 위에서 밝힌 내용의 공동사업계약이 체결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강다니엘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수 차례에 걸쳐 불법적이며 불합리한 내용을 시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엘엠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해 결국 법의 판단에 호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문희 변호사가 전한 엘엠의 입장은 다르다. “강다니엘과 엘엠 간 전속계약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표준전속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한 정상적인 계약”이라며, 오히려 약속을 어긴 것은 강다니엘이라는 입장이다. 엘엠으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은 뒤 강다니엘 측에서 ‘계약금을 받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해지 통지를 보냈다는 것.
■ 쟁점3. “배후의 인물無” VS “수차례 바뀐 대리인”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가 발발하기까지 강다니엘의 배후에 제3의 인물이 존재한다는 의혹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엘엠에서 강다니엘과 협상하는 동안 ‘여러 대리인을 만났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문희 변호사에 따르면 강다니엘이 맨 처음 엘엠에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보냈을 당시, 대리인은 ‘설 모씨’였다. 이 통지서에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 없이 막연히 ‘계약이 불합리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후에는 중재자를 자처한 ‘원모 회장’과 양측이 협상을 위해 4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강다니엘이 협의에 임하는 대리인을 수 차례 변경하면서 입장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는 것.
실제로 강다니엘은 엘엠과 갈등 상황이 처음 수면으로 떠올랐을 때부터 선배 가수와 해외 재력가 여성 등과 연관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강다니엘의 대처는 단호했다. 당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던 바다. 강다니엘 역시 공식 팬카페를 통해 “사실이 아닌 많은 악의적 추측성 기사들이 보도돼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진실은 꼭 알려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강다니엘과 엘엠은 작금의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하루빨리 연예활동을 재개하고 싶다는 데선 같은 뜻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재 상황으로 인해 양측 모두 치명상을 입은 모양새다. 강다니엘은 워너원 활동이 종료된 이후 솔로 가수로 새출발해야 할 시점에 제동이 걸렸으며, 엘엠 역시 강다니엘 외에 워너원 출신 가수 윤지성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로서 업계 안팎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과연 양측이 말하는 ‘진실’의 실체는 무엇일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강다니엘과 엘엠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관련 첫 심문기일은 오는 4월 5월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