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울타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공간에서 안정적인 심리 상태를 느낍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자신의 한 몸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울타리라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어느 지역인지, 얼마나 값이 올랐는지, 어떤 환경 속에 조성돼 있는지 등 여러 조건을 떠나 집 그 자체로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듯 소중한 장소가 없는 이들에게 몸 하나 안전히 뉘일 수 있는 공간은 얼마나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까요? 집이 없는 사람. 외국에선 홈리스(Homeless), 국내에선 노숙인이라고 하지요.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정말로 집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나 부자이기에 척척 노숙인들에게 집을 만들어줬을까 싶다고요?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집의 규모와는 조금 다릅니다. 처음 노숙인의 집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살던 예술가 그레고리 클로엔입니다. 그는 이동이 가능한 아주 작은 노숙인의 집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말이죠. 그레고리 클로엔은 어느 날 길에서 불법투기 쓰레기를 주우며 거리를 다니면서 이 쓰레기들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길거리 쓰레기를 주우며 생활하거나 쓰레기 옆에서 잠을 자야 하는 노숙인들에게로 이어집니다. 평상시에도 집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즐겼다는 그레고리는 방수포와 판지들로 만들어진 구조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몇 번의 도전 끝에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이용해 노숙인을 위한 집을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이것이 바로 ‘홈리스 홈 프로젝트’(Homeless Home Project)입니다. 그레고리는 처음 주택에 필요한 자재들을 찾기 위해 길거리를 나다녔다고 합니다. 화물을 쟁여두다 버려진 컨테이너, 가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여닫다 쓸모없어진 문짝, 플라스틱 의자, 탁자 등이 모두 노숙인을 위한 집의 좋은 재료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쓰레기들은 더 이상 비를 맞지 않아도 되는 지붕이 되고 벽으로, 인테리어 재료로 변신했습니다. 특히 그레고리는 머무는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은 노숙인들의 생활패턴까지 고려해 이 집의 바닥에 바퀴를 달아주기까지 했습니다. 누군가 이 집을 본다면 욕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겨우 몸을 눕힐 정도라며 관이냐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고, 반려견 집과 다르지 않다며 인격모독이라 폄하할지도 모릅니다. 혹자는 거리의 경관을 훼손한다거나 행인을 위협할 요소가 된다고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퀴가 달린 이 작은 집은 노숙인들에게 살아갈 희망이 되었습니다.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그레고리처럼 쓰레기를 재활용해 집을 짓지는 않지만 뉴욕 북부지역의 로체스터 그리노베이션도 텍사스주 오스틴에 작은 집을 짓고 수백명 노숙자들의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플로리다, 위스콘신에서도 노숙인을 위한 ‘작은 집 마련 운동’이 펼쳐진 바입니다. 이런 운동을 통해 집을 얻게 된 노숙인 중 한 명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제 경찰이 날 힘들게 하지 않는다”면서 “길거리에서 내 집을 끌고 다닌다. 나는 깨끗한 내 집이 있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혹은 자신의 게으름 탓일지라도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건 불행한 일이기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줄 수 있는 집은 그 자체만으로 무척 고마운 존재가 됐습니다. 만약 국내에서 이런 집이 만들어진다면 시민들의 불편한 목소리가 이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노숙인 집이 위치할 수 있는 구역을 따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가능성이 커보이진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만 노숙인들이 우리와 다름없이 자신만의 공간을 원할 것이라 생각한 그레고리의 마음만큼은 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홈리스 홈 프로젝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노숙인들을 바라볼 때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먼저 갖게 된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아는 것이 힘] 노숙인들에게 집의 의미를 되찾아 준 예술가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8.20 10:41 | 최종 수정 2139.05.20 00:00 의견 0

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울타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공간에서 안정적인 심리 상태를 느낍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자신의 한 몸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울타리라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어느 지역인지, 얼마나 값이 올랐는지, 어떤 환경 속에 조성돼 있는지 등 여러 조건을 떠나 집 그 자체로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듯 소중한 장소가 없는 이들에게 몸 하나 안전히 뉘일 수 있는 공간은 얼마나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까요?

집이 없는 사람. 외국에선 홈리스(Homeless), 국내에선 노숙인이라고 하지요.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정말로 집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나 부자이기에 척척 노숙인들에게 집을 만들어줬을까 싶다고요?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집의 규모와는 조금 다릅니다. 처음 노숙인의 집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살던 예술가 그레고리 클로엔입니다. 그는 이동이 가능한 아주 작은 노숙인의 집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말이죠.

그레고리 클로엔은 어느 날 길에서 불법투기 쓰레기를 주우며 거리를 다니면서 이 쓰레기들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길거리 쓰레기를 주우며 생활하거나 쓰레기 옆에서 잠을 자야 하는 노숙인들에게로 이어집니다. 평상시에도 집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즐겼다는 그레고리는 방수포와 판지들로 만들어진 구조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몇 번의 도전 끝에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이용해 노숙인을 위한 집을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이것이 바로 ‘홈리스 홈 프로젝트’(Homeless Home Project)입니다. 그레고리는 처음 주택에 필요한 자재들을 찾기 위해 길거리를 나다녔다고 합니다. 화물을 쟁여두다 버려진 컨테이너, 가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여닫다 쓸모없어진 문짝, 플라스틱 의자, 탁자 등이 모두 노숙인을 위한 집의 좋은 재료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쓰레기들은 더 이상 비를 맞지 않아도 되는 지붕이 되고 벽으로, 인테리어 재료로 변신했습니다. 특히 그레고리는 머무는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은 노숙인들의 생활패턴까지 고려해 이 집의 바닥에 바퀴를 달아주기까지 했습니다.

누군가 이 집을 본다면 욕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겨우 몸을 눕힐 정도라며 관이냐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고, 반려견 집과 다르지 않다며 인격모독이라 폄하할지도 모릅니다. 혹자는 거리의 경관을 훼손한다거나 행인을 위협할 요소가 된다고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퀴가 달린 이 작은 집은 노숙인들에게 살아갈 희망이 되었습니다.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사진=홈리스 홈프로젝트 홈페이지, 브라이언 J 레이놀즈

그레고리처럼 쓰레기를 재활용해 집을 짓지는 않지만 뉴욕 북부지역의 로체스터 그리노베이션도 텍사스주 오스틴에 작은 집을 짓고 수백명 노숙자들의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플로리다, 위스콘신에서도 노숙인을 위한 ‘작은 집 마련 운동’이 펼쳐진 바입니다. 이런 운동을 통해 집을 얻게 된 노숙인 중 한 명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제 경찰이 날 힘들게 하지 않는다”면서 “길거리에서 내 집을 끌고 다닌다. 나는 깨끗한 내 집이 있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혹은 자신의 게으름 탓일지라도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건 불행한 일이기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줄 수 있는 집은 그 자체만으로 무척 고마운 존재가 됐습니다.

만약 국내에서 이런 집이 만들어진다면 시민들의 불편한 목소리가 이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노숙인 집이 위치할 수 있는 구역을 따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가능성이 커보이진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만 노숙인들이 우리와 다름없이 자신만의 공간을 원할 것이라 생각한 그레고리의 마음만큼은 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홈리스 홈 프로젝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노숙인들을 바라볼 때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먼저 갖게 된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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