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네이버가 블로그에 2주간 일기를 쓰면 1만6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돌연 중단해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부정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등 어뷰징 이용자로 인한 조기 종료한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하지만 이를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여론은 싸늘하다.
네이버는 5월의 시작과 함께 '블로그 챌린지' 이벤트를 시작하겠다는 공지를 지난달부터 알렸다. 1일부터 14일까지 매일매일 놓치지 않고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6000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참여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블로그앱이나 PC를 통해 #블챌 #오늘일기 라는 태그를 달고 전체 공개로 일기를 작성하면 됐다. 분량의 제한도 없어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았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간단한 과정과 1만6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이벤트 시작 전부터 이슈가 됐다. 챌린지가 시작된 지난 1일에는 6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는 등 유행처럼 번졌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벤트를 시작한 지 불과 3일만에 조기 종료 소식을 전했다. 목적에 맞지 않게 복사 붙여넣기 형식으로 일기를 작성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이유였다.
네이버는 지난 3일 밤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오늘일기 챌린지에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매일매일 자신의 진짜 일상 일기를 기록하시는 분들을 독려하는 취지로 챌린지를 오픈했으나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 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아 부득이하게 조기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3일차에 해당하는 이벤트 혜택인 포인트 1000원을 지급드릴 예정"이라며 "조기종료한 점에 대해 너그러운 이해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공지가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커뮤니티와 SNS는 네이버를 비난하는 글들로 순식간에 뒤덮였다. 작심삼일로 멈추지 말라며 이용자들을 독려하던 네이버가 오히려 작심삼일형 이벤트를 펼친 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들은 어뷰징이 아닌 애초에 조기종료를 노리고 진행한 이벤트가 아니냐며 지적했다. 네이버페이 가입자만을 대상자로 하면서 이용자수를 늘리고, 3일간 수십만개의 블로그 데이터를 쌓으면서 네이버만 이득을 봤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용암 터지듯 나오는 분노의 목소리에 결국 종료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와 사과가 담긴 2차 공지를 게재했다.
네이버는 4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벤트 참여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계속되면서 이벤트의 기획의도와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내용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참여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며 "일부 사용자분들에게만 혜택을 드리게 될 경우 14일간의 포스팅 중 유효한 응모글과 유효하지 않은 응모글을 판별하는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이용자들의 황당함과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제부터 작심삼일을 영어로 NAVER라고 부르자", "블로그 챌린지가 아니라 불매 챌린지", "반포 자이 아파트 사려고 했는데 네이버 때문에 1만6000원이 없어서 실패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