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월 금감원을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을 떠난 지 벌써 2달 가까이 지났다.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후임 인선은 깜깜무소식이다. 금융 전반을 책임지는 수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모펀드 사태 수습과 가계부채 관리 등 현안은 쌓여만 가고 있다.
윤 전 원장은 지난 5월 7일 3년의 임기를 마치고 금감원을 떠났다. 현재 금감원은 김근익 수석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999년 통합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원장 공백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기관이 맡고 있는 업무적 중책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공백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이러한 우려를 인식해 발 빠르게 인선을 진행하려 노력했다. 한때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 이상복 서강대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교수가 유력한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구체적인 인선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후 이러한 하마평도 잦아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금감원장 선임 장기화에 대해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정권 말에 접어들면서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꼬집는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통상 주요 기관장들은 교체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러한 관례를 봤을 때 곧 취임하는 금감원장도 10개월 단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단기 계약직에 자신의 자리를 놓고 지원할 지원자는 많지 않다. 더불어 학계 인사에 대해선 금감원 노조의 반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에는 금감원장 직무대행인 김 부원장 체제가 현 정부 남은 임기까지 쭉 이어질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금융 전반을 책임지고 감시해야 할 기관의 수장이 장기간 비어있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럽다. 물론 금감원장의 공백이 길어지더라도 대행체제로 업무를 이어가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감독기구 수장의 결단이 필요한 주요 금융 현안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 금감원은 사모펀드 사태, 가계부채 관리, 가상화폐 규제 등을 포함해 굵직한 금융 현안을 마주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인해 틀어진 금융위와의 관계 복원도 문제다. 또 과도한 업무 등으로 지쳐있는 금감원 직원들의 사기도 올려야 한다. 산적해 있는 문제점을 다 포용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금감원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금융은 국민의 삶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중요한 만큼 리스크도 크다. 금융을 책임지는 기관장의 공백은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더이상의 시간 낭비를 끝내고 이른 시일 내 리더십을 갖춘 금감원장을 선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