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출시와 동시에 휘청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4세대 출시와 동시에 휘청대고 있다. 보험사들은 연이어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것. 보험사의 손해율이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금융당국은 대안으로 내놨지만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도 가입 문턱을 연이어 높였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이유는 손해율 때문이다. 협회가 공개한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대에 달한다. 최근 3년 동안 실손보험 손해율 추이를 봐도 2018년 하반기 129.4%가 가장 낮다. 보험사들은 1만원짜리 보험을 팔고 1만3000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실손보험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상품에서만 2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보험사들이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하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을 뜯어고쳤다. 보장 내용을 표준화하고, 본인부담금을 90%로 통일했다. 또 보험료도 3년마다 갱신하도록 개선했으며 2017년에는 비급여 의료비를 일정 기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할인하는 제도까지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손해율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미 실손보험 가입자들 사이에서 링거, 도수치료 등의 비급여 항목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의원급 병원의 실손보험 청구비 중 비급여의 몫은 1조1530억원이다. 2017년 상반기(6417억원)보다 80%가량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비급여를 이익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당연히 누려야 할 혜택으로 여기기에 개선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받는 일부 소비자들의 행동은 다른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이를 부채질하는 일부 병원도 책임이 있다. 손해율 악화는 고스란히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소비자에게 피해로 직결된다. 의료 기술이 진화하면서 치료법도 다양해진 만큼 건강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가 지속되면 보험사는 실손보험을 포기할 수 밖에 없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축소된다. 적절한 비급여 관리로 지속 가능한 실손보험이 되도록 소비자·보험사·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동수의 머니;View] 늪에 빠진 실손보험...모두 골병 든다

보험사, 판매 중단하거나 가입 문턱 높여
손해율 관리는 소비자·보험사·당국이 함께 노력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7.16 13:50 | 최종 수정 2021.07.17 13:0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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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출시와 동시에 휘청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4세대 출시와 동시에 휘청대고 있다. 보험사들은 연이어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것. 보험사의 손해율이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금융당국은 대안으로 내놨지만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도 가입 문턱을 연이어 높였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이유는 손해율 때문이다. 협회가 공개한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대에 달한다. 최근 3년 동안 실손보험 손해율 추이를 봐도 2018년 하반기 129.4%가 가장 낮다.

보험사들은 1만원짜리 보험을 팔고 1만3000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실손보험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상품에서만 2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보험사들이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하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을 뜯어고쳤다. 보장 내용을 표준화하고, 본인부담금을 90%로 통일했다. 또 보험료도 3년마다 갱신하도록 개선했으며 2017년에는 비급여 의료비를 일정 기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할인하는 제도까지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손해율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미 실손보험 가입자들 사이에서 링거, 도수치료 등의 비급여 항목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의원급 병원의 실손보험 청구비 중 비급여의 몫은 1조1530억원이다. 2017년 상반기(6417억원)보다 80%가량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비급여를 이익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당연히 누려야 할 혜택으로 여기기에 개선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받는 일부 소비자들의 행동은 다른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이를 부채질하는 일부 병원도 책임이 있다.

손해율 악화는 고스란히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소비자에게 피해로 직결된다. 의료 기술이 진화하면서 치료법도 다양해진 만큼 건강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가 지속되면 보험사는 실손보험을 포기할 수 밖에 없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축소된다. 적절한 비급여 관리로 지속 가능한 실손보험이 되도록 소비자·보험사·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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