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은행가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거리 두기는 최고 단계까지 올라갔지만 확진자는 줄지 않고 있다. 금융업계 역시 이번 대유행에 큰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대면 업무가 주로 이뤄지는 은행가도 확진자가 연이어 나와 선제적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까지 본점(중구 회현동)에서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5일 본점(종로구 공평동)에서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확진자, 밀접 접촉자, 확진자가 나온 곳과 같은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체 검사 등 후속 조치를 받았다.
그 외 그동안 확진자가 나왔던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은 30~40% 수준의 분산 근무 또는 원격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확진자 발생 이후 은행들의 대응은 나름 합격점을 받았지만 미리 대응을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또 무책임한 방역 관리 역시 재조명되며 은행을 찾는 많은 고객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대면 업무가 주인 은행 특성상 방역 관리는 철저해야 하지만 4차 대유행이 오기 전까지의 영업은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마다 전담부서를 운영하는 상황에서도 지적은 이어졌다.
‘체온계’를 사용하라는 방역 당국의 권고사항을 무시하고 공산품인 ‘온도계’를 구입한 은행도 있었으며 점심시간 거리 두기도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이러한 행동은 확진자 연쇄 발생으로 이어졌다.
모 은행 관계자는 “요즘에는 (확진자와) 잠깐 같이 있어도 감염이 된다”며 “특수한 상황이라서 감염이 늘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이 불특정 다수의 확진자가 나오는 위기 상황인 것은 맞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명을 만나는 직원이 몇십 명씩 있는 은행이라면 방역은 더욱더 철저했어야 한다. 이는 책임감의 문제다.
확진자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은행들은 비상 근무 체제와 방역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직원 간 회식과 모임, 행사, 층간 이동을 금지시켰고 직원들은 언론사 직원 등 협력사와의 단순한 점심식사도 피하고 있다.
지금 시국의 방역은 어느 곳이든 필수다. 물론 확진자 발생 이후의 방역도 중요하다. 하지만 평소 방역 당국의 권고 사항을 무시하고 철저한 거리 두기도 없다가 이제서야 한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주인과 다를 바 없다.
또 5차 대유행이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각종 변이로 인해 바이러스는 발전하고 있지만 대응은 발전하지 못한다면 금융권의 위기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