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CES 2022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유럽연합(EU)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불발됐지만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의 3세 경영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탄탄한 수주 실적과 CES 2022에서 구상을 밝힌 선박운항 솔루션을 바탕으로 현재의 경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 우세하다.
14일 현대중공업그룹은 EU의 승인 거부에 대해 "EU 공정위원회의 결정은 비합리적이고 유감스럽다"며 "향후 최종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EU 법원을 통한 시정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대표는 CES 2022에서 인수합병(M&A)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은 단순히 기업 간 M&A가 아니라 조선산업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분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대규모 수주로 일감을 채워놨고 선주들도 견고한 발주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 것이라고 본다.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정 대표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영업을 총괄하는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를 맡아 2021년 조선업황 회복에 발맞춰 좋은 수주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228억달러(잠정집계)를 수주하며 수주목표(149억 달러) 달성률 153%를 기록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사업 투자를 본격화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이 미래 중공업시장을 선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집약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CES2022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비전으로 ‘퓨처 빌더’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조선사로 성장한 데 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스마트선박사업을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새 먹거리로 삼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 부산에 설치한 선박 모니터링센터를 통해 기존의 '선박운항 솔루션'에 더해 선박의 원격진단서비스까지 선주사에 제공하고 있다.
선박운항 솔루션사업은 선박의 운항정보 및 엔진의 운전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선단 전체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경제적 운항계획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선박 모니터링센터 부근에 있는 디지털 관제센터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운항 솔루션사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통합 스마트선박 솔루션 ‘ISS’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전망이 밝다.
재계 관계자는 "예기치 않게 M&A가 불발됐지만 정 대표는 조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도 개편과 상장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현재의 행보를 차질 없이 지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