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미르M 글로벌 정식 출시 일정을 오는 31일로 확정했다. (자료=위메이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들불처럼 번졌던 '돈 버는 게임' P&E(Play and Earn)의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P2E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메이드가 P&E 신작 '미르M'을 내놓는다. '인터게임 이코노미'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미르M'이 P&E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오는 31일 블록체인을 탑재한 '미르M'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다.

미르M은 거버넌스 토큰 '도그마'와 게임 토큰 '드론'을 비롯한 미르M의 토크노믹스가 적용된다. 또한 위믹스 플레이를 기반으로하면서 전작인 '미르4'와도 연계할 수 있는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선보인다.

지난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스타 2022'에서 "게임은 과거 섬과 같았다"며 "섬처럼 존재한 수 만개 게임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와 코인을 통해 경제적으로 연결된다면 무역이 이뤄지고 새로운 경제가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게임을 하지만 경제적으로 연결된 '인터게임 이코노미' 구조가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 국내는 P&E 게임 유통 불가능…"게임 미래 아닌 소멸 돼야" 주장도

'미르M'이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내세우고 있으나 P&E 게임이 처한 전반적인 대외 환경이 좋지 못하다.

당장 국내 출시는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P&E 게임 유통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르M' 글로벌 버전도 170여개국에 서비스 될 예정이나 국내는 목록에서 제외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P&E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사행성과 환금성 등이 등급분류 거부의 이유다.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거부하면서 P&E 게임은 자연스럽게 국내 서비스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게임위의 판단에 사법부도 힘을 실어줬다. 최근 서울중앙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정중)는 스카이피플이 게임위를 상대로 낸 등급분류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P2E 게임의 유통이 금지되는 주된 이유는 게임 이용의 결과로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이 지급되는 경우, 이러한 가상자산이 게임산업법 제28조 제3호에서 금지하는 경품의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국내에서 P&E 게임에 대한 유통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법 개정에서도 걸림돌이 예상되며 국내 P&E게임 유통 실현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P2E는 게임의 미래가 아니며 소멸 시점에 접어들었다"며 "P2E와 확률형 아이템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이용자들로부터 국내 게임산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확률형 아이템'과 P&E를 사실상 동일 선상에 놓았다.

P&E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위메이드와 컴투스, 넷마블 등은 국내가 아닌 해외 공략을 염두에 두고 있어 국내 사법부의 판단이나 반응 등에 개의치 않는다고 하지만 속내는 씁쓸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P&E게임에 대한 규제가 풀릴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후퇴하는 모양새"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액시인피니티. (자료=스카이마비스)

■ P&E 게임, 해외에서도 일부 국가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반응 팽배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P&E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P&E 게임의 원조격인 '액시인피니티'는 지난해 사이드체인 해킹 등 보안 취약점을 드러내며 6억2500만달러(약 9000억원) 가량에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인해 이용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이후 엑시인피니티 월평균 이용자 수는 지난해 1월 278만명에서 10월 들어서는 70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우크라이나 게임 개발사 GSC Game World가 개발하는 기대작 '스토커2'는 대체불가능토큰(NFT)를 활용한 메타휴먼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루만에 계획을 철회했다. 레딧 등 해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면서다.

'어쌔신 크리드'와 '파크라이' 등 트리플A급 시리즈를 개발하는 유비소프트도 이용자들의 반발에 NFT 계획을 없던 일로 돌려놨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P&E 게임의 흥행 실패를 놓고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경우도 있었다"며 "P&E게임 옥석가리기라는 말로 타 게임과 출시를 앞둔 우리 게임은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위메이드와 컴투스 등 본격적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그동안 퀄리티를 앞세운 P&E 게임을 내놓는 만큼 이들의 흥행 성적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이들마저 흥행 성적이 좋지 못하면 P&E 게임을 더욱 개발할 동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