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노보 노디스크가 이른바 먹는 위고비를 허가받으면서 주사제 중심이였던 글로벌 비만 치료제 경쟁 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먹는 비만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기업 간 패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미국식품의약국(FDA)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경구용 '위고비 정'(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을 성인 과체중과 비만 환자 체중 감량 등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경구용 위고비는 기존 피하주사제 방식의 GLP-1 계열 비만약 위고비를 알약 형태로 바꾼 제품이다.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주사제의 단점인 냉장 보관과 직접 주사의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내년 1월 초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도 먹는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FDA 신약 허가를 신청해 내년에는 먹는 비만 치료제 양강 구도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들 역시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샐트리온은 차세대 경구용 비만 치료제 CT-G32를 개발중이다. CT-G32는 기존 위고비(GLP-1 단일)나 젭바운드(GLP-1·GIP 2중)를 넘어선 4중 작용제 전략을 채택했다. ‘CT-G32’는 근손실 부작용을 개선하면서 체중 감소율을 최대 2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2026년 물성·안전성·독성 검증을 거쳐 전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첫 주사제 비만 신약 허가를 신청한 한미약품은 먹는 비만 치료제 ‘HM101460’을 개발 중이다. 전임상시험에서 생체 내 약효가 오래 이어지는 G-단백질 편향 활성을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먹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 임상을 진행중이다. 일동제약그룹 신약 연구개발 회사 유노비아는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100mg 투여군에선 4주 만에 평균 6.9%, 최대 11.9%의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하고 현재 논의 중인 글로벌 기술수출 등 상용화와 관련한 파트너링 활동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주사에서 알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단순 체중 감량 뿐만 아니라 근손실, 부작용, 투약 중단 이후 요요 현상까지 해결할 수 있는 후발 제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