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규모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한화생명 배당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한화생명은 빅3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지난 2분기 2조6176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2조424억원에서 5800억원가량 불어났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없었다. [사진=한화생명]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시행으로 인한 시가부채(보험부채)와 원가부채(해약환급금)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하고자 이익잉여금 내 신설된 계정과목이다. 시중금리가 올라 시가평가되는 보험부채(책임준비금)의 규모가 원가평가하는 해약환급금보다 작아지면 이를 자본으로 인식, 회사가 배당 등으로 유출할 위험이 커진다. 사외 유출된 금액은 시중금리가 하락 반전해도 회수가 불가능하므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해약환급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에 처음부터 별도 계정에 적립하도록 한 것. 다만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보험부채 감소분이 기타포괄손익(OCI)으로 인식되면서 배당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는 당초 우려는 덜었다. IFRS17 특성상 신계약 유입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보험부채 감소분과 해약환급금 차액만큼 적립되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회사가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 법정준비금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면 그만큼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든다. 이익잉여금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해약환급금준비금 유무가 배당 여력을 크게 좌우하는 셈이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이익잉여금은 각각 7조3680억원, 7조2000억원이었다. 단순히 이익잉여금 내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만 놓고 보면 한화생명의 배당 여력이 교보생명보다 떨어진다는 뜻이다. 참고로 삼성생명의 이익잉여금은 17조원이 넘는다. 한 보험회계 전문가는 "통상 신계약 체결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보험부채 감소분은 다른 계약들과 상계되므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한화생명의 막대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특정 신계약의 판매가 일시에 몰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분은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주력상품으로 판매한 단기납종신보험이 일시에 몰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회계적 이슈로만 한화생명의 배당계획을 가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나서서 보험사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건전성 관리가 주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2년간 배당하지 못한 한화생명으로선 어떻게든 배당할 명분을 확보하려 들 것"이라며 "특히 올 초 취임한 김동원 사장이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핵심 경영진으로 주요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업계에서는 경영승계를 준비 중인 김동원 사장의 경영성과를 알리기 위해 올해 대규모 배당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배당 암초 만난 한화생명]下 배당 걸림돌 ‘해약환급금준비금’

단기납종신보험 판매 주력 영향...생보 빅3 중 준비금 유일

뉴스포트 여지훈 기자 승인 2023.11.09 16:43 의견 1

막대한 규모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한화생명 배당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한화생명은 빅3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지난 2분기 2조6176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2조424억원에서 5800억원가량 불어났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없었다.

[사진=한화생명]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시행으로 인한 시가부채(보험부채)와 원가부채(해약환급금)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하고자 이익잉여금 내 신설된 계정과목이다.

시중금리가 올라 시가평가되는 보험부채(책임준비금)의 규모가 원가평가하는 해약환급금보다 작아지면 이를 자본으로 인식, 회사가 배당 등으로 유출할 위험이 커진다. 사외 유출된 금액은 시중금리가 하락 반전해도 회수가 불가능하므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해약환급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에 처음부터 별도 계정에 적립하도록 한 것.

다만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보험부채 감소분이 기타포괄손익(OCI)으로 인식되면서 배당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는 당초 우려는 덜었다. IFRS17 특성상 신계약 유입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보험부채 감소분과 해약환급금 차액만큼 적립되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회사가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 법정준비금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면 그만큼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든다. 이익잉여금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해약환급금준비금 유무가 배당 여력을 크게 좌우하는 셈이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이익잉여금은 각각 7조3680억원, 7조2000억원이었다. 단순히 이익잉여금 내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만 놓고 보면 한화생명의 배당 여력이 교보생명보다 떨어진다는 뜻이다. 참고로 삼성생명의 이익잉여금은 17조원이 넘는다.

한 보험회계 전문가는 "통상 신계약 체결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보험부채 감소분은 다른 계약들과 상계되므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한화생명의 막대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특정 신계약의 판매가 일시에 몰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분은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주력상품으로 판매한 단기납종신보험이 일시에 몰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회계적 이슈로만 한화생명의 배당계획을 가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나서서 보험사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건전성 관리가 주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2년간 배당하지 못한 한화생명으로선 어떻게든 배당할 명분을 확보하려 들 것"이라며 "특히 올 초 취임한 김동원 사장이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핵심 경영진으로 주요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업계에서는 경영승계를 준비 중인 김동원 사장의 경영성과를 알리기 위해 올해 대규모 배당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