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에프이스토어
가수 김현철의 정규 10집 앨범은 추운 겨울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음악이 수록됐다. 또 13년 만에 발표하는 만큼 그의 고민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을 다시 힘차게 시작할 것을 약속했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김현철의 10번째 정규앨범 ‘돛’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돛’은 지난 5월 김현철이 13년 만에 신보 ‘10th–Preview(프리뷰)’를 발표하며 예고했던 정규 10집의 연작으로 지난 17일 온, 오프라인을 통해 동시 공개됐다.
본격적인 음악감상회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현철은 “농담이 아니라 10집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감개무량하다. 사실 10집이 나올 줄은 몰랐다. 9집 가수로서 마감하나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10집 앨범을 내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 팬 여러분들, 음악 하는 동료 분들, 나를 바로보고 계신 그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음악감상회를 연 이유에 대해 “겨울이지 않나. 따뜻하게 좋은 곳에서 오디오를 갖춰놓고 같이 듣고 싶었다”며 “내가 가수로 데뷔했을 때는 이런 음감회가 없었는데 너무 좋고 영광이다. 좋은 음악을 좋은 사람들과 듣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앨범 타이틀 ‘돛’에 담긴 의미도 전했다. 김현철은 “생각해보니 지난 30년간 내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 나를 불러주시는 분들, 많은 매체와 방송가 덕분에 자력이 아닌 그분들의 힘으로 지금까지 온 거 같다. 여러분께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내 힘으로 돛을 올리고 항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앨범 타이틀을 ‘돛’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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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이 10집 앨범을 내게 된 이유는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준 후배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그는 “조지라는 친구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거 같다. 그 친구가 작은 단초가 돼서 10집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며 “내가 음악 안하고 쉬고 있을 때 30년이 된 내 노래를 들어봤더니 너무 훌륭하다고 하면서 리메이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때 나도 이제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에도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조지라는 친구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위 캔 플라이 하이(We Can Fly High)’, ‘당신을 사랑합니다(feat. 박원)’가 더블 타이틀로 낙점됐다. ‘위 캔 플라이 하이’는 시티팝의 정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희망을 전달하는 곡이며,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박원의 보이스가 더해진 김현철 표 발라드이다.
김현철은 ‘위 캔 플라이 하이’에 대해 “현실이 만만치 않지만 현실과는 조금 다른 이상을 꿈꿔야한다는 곡이다. 누구나 다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우리는 하나를 보고 같이 날아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며 “여태 드럼 솔로가 타이틀곡으로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타이틀곡 여러 후보가 있었음에도 감히 이 곡을 타이틀로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로 호흡을 맞춘 박원을 비롯해 마마무 휘인, 화사, 죠지에 이어 박원, 백지영, 박정현, 정인, 황소윤(새소년) 등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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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은 “음악 잘하는 후배가 너무 많더라. 내가 알지도 못하는 후배들이었다. 인터넷으로 회사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직접 전화하고 약속 날짜를 잡아 같이 하게 된 케이스가 많다. 그렇게 알아나가는 과정도 다 음악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정규 10집 ‘돛’은 2CD로 구성되어 있으며, 2LP까지 순차적으로 발매된다. 김현철은 “이번 앨범에는 17곡 정도 담겼다. 12월 말에는 LP가 나온다”며 “사실 이 앨범은 CD가 목적이 아니라 LP가 목적이었다. 노래를 CD 한 장에 담을 수 있음에도 CD 2개로 내는 건 LP가 2LP가 될 거 같아서였다. 그 큰 그림에 더해서 아직 발표하지 못한 곡도 있는데 그 곡들로 내년 3,4월쯤 앨범을 발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철은 “이번 앨범을 발표해도 될까, 이번 앨범을 내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침에 의미가 있다가도 오후가 되면 없어지는 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절망을 느꼈다. 하지만 앨범을 하기로 시작하고 첫 삽을 뜨고 녹음하는 순간 그건 없어지더라. 그 다음부터는 일단 가야겠다. 앨범을 내놓고 의미를 찾자는 생각이 들면서 절망감보다는 희망의 느낌이었다”며 “내 음악적 감성은 DNA와 같다. 부모님께 DNA를 물려 받으면 바꿀 수가 없지 않나. 나는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음악 밖에는 못할 것 같다. 이런 음악을 더 잘하는 게, 더 공감가게 하는 게 목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현철은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30주년 콘서트 ‘돛’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