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 DB
‘문화 콘서트 난장’은 독특하다. 광주MBC에서 만들었지만, ‘전국구 프로그램’이나 다름없다. 음악 자원이 서울로 몰려있는 상황에서 ‘난장’은 오히려 이들을 광주로 불러들였다. 특히 밴드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난장’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못지않은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7년 폐지 당시, 전국의 음악인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음악으로, SNS 메시지로 부활을 요구했다. 결국 2018년 4월 ‘난장’은 돌아왔다. 그리고 1년 8개월 후 ‘난장’은 나주에 새로운 아지트를 꾸미게 됐다.
26일 오후 전남 나주에 위치한 나주정미소 난장곡간에서 열린 ‘문화 콘서트 난장’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민호 제작PD는 ‘난장’에 나주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 “우주의 기운이 이곳에 모이고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고 유쾌한 농담과 함께 설명했다. 김 PD는 “‘난장’은 단순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광주라는 도시는 맞지 않는다. 13년간 지키려 했던 공연 문화를 실현할 장소가 나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난장곡간에서는 단순히 ‘난장’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벌어지길 바란다. 뮤지션들이 이곳에 살아보고 그것을 통해 문화적으로 풍성한 나주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체류 결과물들을 음원으로 작업하는 과정을 ‘난장’이 해보려 한다. ‘여수밤바다’가 아닌 ‘나주밤풍경’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난장’과 나주가 대한민국 음악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난장’의 13년 노하우를 쏟겠다”고 말했다.
사실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에도 의아했던 것은 나주에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광주에서 13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굳건한 인지도를 쌓았는데 나주로 이동은 모험이라 생각했다.
이에 김 PD는 “처음 광주MBC에서 ‘난장’을 만든다고 했을 때, ‘광주에서 무슨 음악 프로그램이냐’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끌고 왔다. 나주에서도 마찬가지라 본다. 나주정미소를 중심으로 ‘난장길’ 등 주변을 변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난장’이란 브랜드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나주의 문화적 환경 자체를 변화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결국 도시와 어떻게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냐의 문제가 생긴다. 이날 나주정미소에 도착 후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밴드 음악 프로그램이 자리 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관계자들은 “아니다. 이곳이 연령층이 높아서 젊은 층의 유입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납득이 가는 대답이었다.
여기에 이 분위기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즉 처음에는 젊은 층이 몰려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갑자기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진행됐을 때, 지역에서 이를 어떤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