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봉 차기 풀무원 총괄CEO. (사진=풀무원) 유통업계에 ‘젊은 리더십’에 주목하며 세대 교체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풀무원은 신임 사령탑으로 오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을 선택했다. 풀무원은 첫 공채 출신 총괄CEO를 선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9일 풀무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우봉 풀무원 전략경영원장을 내년 1월1일자로 차기 총괄CEO로 선임했다. 이 차기 총괄CEO는 1962년생으로 지난 1988년 공채로 풀무원에 입사한 후 36년간 재무회계, 구매, 영업, 전략기획, 계열사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풀무원 성장과 발전을 함께하면서 업무 능력과 경영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 차기 총괄CEO는 오랜 기간 풀무원에 재직하며 풀무원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내부적으로도 경영상 어려움을 앞장서서 극복하고 임직원들의 든든한 지원자로서 최고경영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代 잇는 경영수업자’보단 ‘역전 노장’…안정적 성장 동력 원천 국내 유통가에 ‘인적쇄신’ 칼바람이 불면서 기존 60년대생 대표들이 대거 물러나고, 빈 자리를 7080년대생 ‘젊은 피’로 채우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풀무원 인사는 사뭇 다른 행보를 걷는 모양새다. 실제 유통업계의 젊은 피 수혈은 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위기 속 돌파구를 ‘젊은 리더십’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풀무원은 최근 유통업계 인사에서 초고속 승진을 통해 오너 3세, 4세들이 대거 경영 전면으로 얼굴을 내민 것과도 반대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굳혔기 때문이다. 앞서 풀무원 창업주인 남승우 전 총괄 CEO는 지난 2017년 말 33년간의 오너경영을 마감하고, 작은 채소가게를 연매출 2조원 규모 기업으로 일궈낸 이 회사를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대신 전문경영인 손에 맡기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이후 2018년부터 이효율 총괄CEO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한데 이어 7년만에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실시함으로써 ‘오너 일가만 빗겨간 쇄신’, ‘경영 승계를 위한 세대 교체’ 등 여타 유통가 인사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서도 빗겨가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풀무원 최고경영자 선출 시스템인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다. 풀무원은 사외이사 2명,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로 총괄CEO 후보 자격요건을 설정하고 추천·선정·심사하는 독특한 조직을 갖고 있다. 최고경영자 후보 선출을 전문위원회에 위임하는 것은 국내에선 드문 사례로, 이번 총괄CEO 선임의 경우 1년에 걸친 기간 동안 총괄CEO 역할 수행에 필요한 지식 및 역량, 도덕성 등을 심사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총괄CEO 자격을 까다롭게 검증한 만큼 해당 위원회를 통과한 두 총괄CEO는 모두 관록있는 베테랑들이다. 이효율 현 총괄CEO와 이우봉 차기 총괄CEO 모두 사원에서 시작해 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닮아 있다. 오랜 재직 기간 덕분에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장기적 비전 부족이나 단기 성과 치중 등 통상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약점으로 지적 받는 요소도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다. 실제 이효율 총괄CEO는 7년간 풀무원을 이끌며 지속가능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안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인사를 최고경영자로 선발함으로써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담보하고, 역량 중심 평가로 구성원에게 동기부여로도 작용할 수 있다”면서 “ESG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만큼 ‘공정한 지배구조’라는 이미지는 풀무원이 내세우는 ‘바른 먹거리’ 가치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z뷰] '패기'보단 '관록' 택한 풀무원…지배구조도 "바르게"

풀무원, 공채 출신 이우봉 풀무원 전략경영원장 차기 총괄CEO로 선임
36년 몸담은 ‘풀무원맨’, 베테랑 차기 대표로 2기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
‘입증된 역량’에 중점, 까다로운 검증 거친 내부 인사로 체제 약점 상쇄

김성준 기자 승인 2024.12.09 17:02 의견 0
이우봉 차기 풀무원 총괄CEO. (사진=풀무원)

유통업계에 ‘젊은 리더십’에 주목하며 세대 교체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풀무원은 신임 사령탑으로 오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을 선택했다. 풀무원은 첫 공채 출신 총괄CEO를 선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9일 풀무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우봉 풀무원 전략경영원장을 내년 1월1일자로 차기 총괄CEO로 선임했다. 이 차기 총괄CEO는 1962년생으로 지난 1988년 공채로 풀무원에 입사한 후 36년간 재무회계, 구매, 영업, 전략기획, 계열사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풀무원 성장과 발전을 함께하면서 업무 능력과 경영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 차기 총괄CEO는 오랜 기간 풀무원에 재직하며 풀무원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내부적으로도 경영상 어려움을 앞장서서 극복하고 임직원들의 든든한 지원자로서 최고경영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代 잇는 경영수업자’보단 ‘역전 노장’…안정적 성장 동력 원천

국내 유통가에 ‘인적쇄신’ 칼바람이 불면서 기존 60년대생 대표들이 대거 물러나고, 빈 자리를 7080년대생 ‘젊은 피’로 채우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풀무원 인사는 사뭇 다른 행보를 걷는 모양새다. 실제 유통업계의 젊은 피 수혈은 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위기 속 돌파구를 ‘젊은 리더십’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풀무원은 최근 유통업계 인사에서 초고속 승진을 통해 오너 3세, 4세들이 대거 경영 전면으로 얼굴을 내민 것과도 반대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굳혔기 때문이다. 앞서 풀무원 창업주인 남승우 전 총괄 CEO는 지난 2017년 말 33년간의 오너경영을 마감하고, 작은 채소가게를 연매출 2조원 규모 기업으로 일궈낸 이 회사를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대신 전문경영인 손에 맡기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이후 2018년부터 이효율 총괄CEO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한데 이어 7년만에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실시함으로써 ‘오너 일가만 빗겨간 쇄신’, ‘경영 승계를 위한 세대 교체’ 등 여타 유통가 인사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서도 빗겨가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풀무원 최고경영자 선출 시스템인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다. 풀무원은 사외이사 2명,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로 총괄CEO 후보 자격요건을 설정하고 추천·선정·심사하는 독특한 조직을 갖고 있다. 최고경영자 후보 선출을 전문위원회에 위임하는 것은 국내에선 드문 사례로, 이번 총괄CEO 선임의 경우 1년에 걸친 기간 동안 총괄CEO 역할 수행에 필요한 지식 및 역량, 도덕성 등을 심사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총괄CEO 자격을 까다롭게 검증한 만큼 해당 위원회를 통과한 두 총괄CEO는 모두 관록있는 베테랑들이다. 이효율 현 총괄CEO와 이우봉 차기 총괄CEO 모두 사원에서 시작해 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닮아 있다. 오랜 재직 기간 덕분에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장기적 비전 부족이나 단기 성과 치중 등 통상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약점으로 지적 받는 요소도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다. 실제 이효율 총괄CEO는 7년간 풀무원을 이끌며 지속가능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안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인사를 최고경영자로 선발함으로써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담보하고, 역량 중심 평가로 구성원에게 동기부여로도 작용할 수 있다”면서 “ESG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만큼 ‘공정한 지배구조’라는 이미지는 풀무원이 내세우는 ‘바른 먹거리’ 가치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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