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라젠
과거 임상중단과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으로 상폐위기까지 몰렸던 신라젠이 최근 우성제약과의 합병과 항암제 BAL0891의 긍정적인 연구결과 발표 등을 통해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최근 지난 3월 인수한 우성제약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합병기일은 7월1일로 3분기 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15년 설립된 수액전문 개발 기업 우성제약은 3차 병원 등 대형병원을 주요 고객처로 보유하고 있으며 약 80억원의 연매출을 내고 있다.
우성제약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인 프로파인퓨전주와 뉴아미노펜프리믹스주 두 제품이 주력 제품이며 각각 높은 시장 점유율과 소아 적응증 확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항바이러스제와 필수 미네랄, 이부프로펜 주사제 등으로 제품군이 형성됐다. 신라젠은 그간 대형 병원 위주의 임상을 진행해 왔고 선진화된 연구인력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성제약의 매출과 연구 역량에 시너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우성제약과의 합병으로 상장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신라젠은 2년 연속 30억원대 매출을 기록해 상장 유지 조건인 30억원을 가까스로 맞췄다. 지난해 80억원을 기록한 우성제약의 실적이 3분기 이후 반영된다면 상장 조건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안정적 매출 형성에 따라 R&D 영역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중 억제 기전 항암제 BAL0891은 미국에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중이며 지난달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면서 혈액암으로 개발 범위가 확대됐다.
BAL0891은 신라젠이 지난 2022년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약물로 신라젠은 BAL8901의 권리를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 원 개발사인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크로스파이어로부터 특허권을 35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최초 계약에는 신라젠은 3005억원의 마일스톤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으나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계약을 변경해 모든 마일스톤 이슈를 해소하게 됐다.
신라젠은 국내외 학계에서 BAL0891의 연구결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술대회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BAL0891과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리주맙’의 병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은 빠르면 2분기 내 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달에는 미국혈액학회와 더불어 최고 권위의 학회로 꼽히는 유럽혈액학회(EHA 2025)에서 BAL0891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임상연구 개요와 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
자체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시리즈도 적극 육성중이다. SJ-600은 항암 바이러스 정맥 투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후보물질로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이탈리아 생명공학기업 레이테라와 위탁생산개발(CDMO) 계약을 체결하고 규격 및 대량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일본에서도 첫 해외 특허를 취득한데 이어 3월 특허 등록이 까다로운 국내서도 특허를 취득해 향후 기술 수출 등이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기존 파이프라인이 순조롭게 임상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우성제약 인수합병으로 안정적인 매출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BAL0891의 전임상 결과가 6월 발표된 이후에도 연구개발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