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12일(현지시간) 그룹의 대표 혁신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우리가 함께 이뤄내고 있는 혁신과 도전들을 돌파해가는 모습에 감명. 하지만 진정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2일(현지시간) 그룹의 대표 혁신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이처럼 말했다.
HMGICS의 새로운 도전과 성취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 이루어 낼 혁신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타운홀미팅에는 장재훈 사장, 정준철 제조부문 부사장, 박현성 HMGICS 법인장, 알페시 파텔 HMGICS CIO(Chief Innovation Officer) 등 경영진들과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HMGICS 타운홀미팅은 정의선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준공 1주년을 맞아 SDF(소프트웨어 중심 공장)로의 전환 등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는 직원들과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비전을 공유하고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회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퍼스트무버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연구·생산·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곳이다.
특히 인공지능, IT,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을 개발 및 실증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제조 플랫폼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 국내외 EV 전용공장에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정의선 회장, HMGICS 설립 배경 설명 및 리더로의 성장 덕목 등 조언
타운홀미팅은 HMGICS 300여명의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정 회장은 HMGICS의 전략적 역할, 미래 비전, 싱가포르에 HMGICS를 설립한 배경부터 직원들에 대한 조언, 일상적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에 답하며, 타운홀미팅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타운홀미팅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정 회장은 “여러분이 지난 1년간 보여준 열정과 성과를 잘 알기에 꼭 직접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빠른 변화 속에서 HMGICS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이며 그룹 비전과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등 궁금해하는 사안들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타운홀미팅을 제안했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12일(현지시간) 그룹의 대표 혁신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장재훈 사장(왼쪽)과 함께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HMGICS 설립 배경에 대해서 정 회장은 “HMGICS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2018년에 시작했다”며 “미래를 미리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넘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했다. 모빌리티 니즈에 맞춰 연구와 생산을 진행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HMGICS라는 최적의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중장기 전략 속 HMGICS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선 장재훈 사장이 답했다. 장 사장은 “2030 전략은 우리가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 능력을 갖추고 균형있게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HMGICS는 모빌리티, SDF, 에너지 분야를 한 공간에서 실증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로봇, 자동화 기술 등 미래 공장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을 미리미리 개발하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해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가 축적한 노하우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핵심 자산이 되어 현대차 모든 글로벌 제조 현장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더의 덕목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정 회장은 “리더가 갖춰야 할 역할과 덕목은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호기심과 경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기심을 가지고 깊게 빠져들어 탐구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내년에는 더 많은 도전 과제가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며 “여러분과 같은 인재들이 있고 ‘인류를 향한 진보’라는 비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
■ HMGICS, R&D-제조-비즈니스 혁신 기반 미래 모빌리티 실증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준공해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다.
축구장 6개 규모의 7층 높이 건물에 ▲1층, 부품을 분류하고 공급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스마트 팜, 브랜드 체험 및 고객 차량 인도 공간 ▲3층, 스마트 제조 시설 및 고객 경험 공간 ▲4층, 디지털 커맨드 센터 ▲5층, 차량 시승 및 테스트를 위한 스카이트랙 등으로 구성됐다 사람, 로봇, 물류 등이 다양한 기술로 연결돼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2일(현지시간) 그룹의 대표 혁신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임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후 직원들의 셀피 촬영을 하는 등 소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HMGICS는 미래 스마트시티에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와 더 다양한 디바이스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미래에는 하나의 공장에서 생산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모빌리티가 필요해질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조 측면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접근을 해야만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객과 가까이 위치한 도심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로 HMGICS를 완공했다”며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컨베이어벨트 대신에 다양한 모빌리티를 유연하게 생산 가능한 타원형의 셀에서 차량을 생산한다.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차체 및 부품을 실은 로봇이 각 셀을 효율적으로 이동하며 차량이 완성된다. 각기 다른 사양의 차종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변수를 반영해 생산 계획을 유연하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하는 ‘디지털 트윈’기술고 적용했다. 가상의 3차원 공간에 건물, 설비, 시스템 등 실제 상황을 투영한 쌍둥이 공장을 짓고, 모든 시스템과 설비를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해 가상공간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공장을 컨트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각의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한다. 또 회사는 모든 정보를 표준화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건물 전체에 5G 통신망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도 구현했다.
HMGICS는 향후 현실의 공장과 가상의 공장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되고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체계로 지속 진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PBV, AAM,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