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무신사스튜디오팀 파트장이 13일 동대문종합시장점에서 '무신사 스튜디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동대문 상권은 과거와 비교해 유동인구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지다 보니 도매업을 하시던 분이 소매업에 뛰어들고, 소매업을 하시던 분이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계시는 상황이죠. 이런 패션산업 종사자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동대문 상권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이지혜 무신사스튜디오팀 파트장은 13일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에서 신규 지점을 동대문에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거 한국 패션 업계의 메카였던 동대문 상권을 되살려 배경에는 한국 패션 업계의 메카를 되살려 ‘K-패션’ 중흥기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지난 2018년 1호점인 동대문점을 열며 시작됐다. 무신사가 첫 오프라인 사업으로 공유 오피스를 선택한 것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성수, 한남, 신당 등 국내 패션 산업 주요 거점에 지점을 늘려가며 패션 브랜드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6호점인 동대문종합시장점은 동대문 종합시장 A동과 C동 4층에 걸쳐서 총 4628㎡(약 1400평) 크기로 조성됐다. 동대문 종합시장은 원단, 의류부자재, 액세서리 등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의류재료 전문상가다. 인근 3만개 이상 원단 및 부자재 업체들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데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과 지하를 통해 곧바로 연결돼 접근성도 높다. 무신사는 동대문종합시장점을 통해 창업을 앞둔 1인 디자이너에서부터 지역 거점 오피스를 추가하고자 하는 중소 및 중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혜 파트장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의류 디자인에서부터 제작, 촬영, 홍보, 패킹 등 필요한 분야가 많다”면서 “동대문종합시장점은 공유 오피스만 계약하면 이러한 모든 분야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션 특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 사무실 공간. (사진=김성준 기자)
실제로 이날 살펴본 동대문종합시장점은 1인실부터25인실까지 다양한 규모 사무실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이 밖에도 샘플 및 완제품을 검사할 수 있는 전용 검수대를 갖춘 워크룸, 최신 재봉틀·오버룩·판다리미 등을 갖춘 재봉실, 동시에 30명이 상품 포장·배송 등 물류 작업을 할 수 있는 패킹존 등 패션 디자인과 생산에 초점을 맞춘 특화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넓직한 라운지 공간에는 최대 7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미팅용 테이블도 배치했다.
이지혜 파트장은 “패션 브랜드부터 모델 에이전시에 이르기까지 패션 종사자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라운지에서 디자이너가 지나가는 모델과 즉석으로 미팅을 잡는 경우도 있다”면서 “동대문종합시장점을 열기 5달 전부터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문의가 계속 이어져 당장 오늘만 전화 100여통을 돌려야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 내 특화공간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재봉실, 워크룸, 라운지, 패킹룸. (사진=김성준 기자)
무신사는 소규모 브랜드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진·중소 규모 브랜드들이 개별적으로 각각 공간을 임대할 때마다 드는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추고, 패션 특화 인프라를 구성해 브랜드 운영시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부대 비용을 줄여준다는 취지다. 무신사는 입주사들이 월평균 500만원에 달하는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일례로 입주사들은 무신사를 통해 기본요금 1950원(부가세 제외 기준)으로 저렴하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월말을 기준 무신사 스튜디오에 입주한 기업 수는 270여개에 달한다. 무신사는 스타트업 혹은 소규모 브랜드들이 신규 법인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본사 소재지로 무신사 스튜디오 각 지점별 주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샘플 및 패턴 업체부터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포토그래퍼, 패션 크리에이터 등 여러 분야 업계 종사자들이 입주 지점에 관계없이 교류해 협업 기회를 모색해보는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설립 초기 사업자들을 위해 회계·세무 등 기업 운영상 필요한 업무에 관한 교육도 제공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 특화 시설이라는 강점 덕분에 현재 무신사 스튜디오 지점별 입주율은 평균적으로 75~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소 규모 브랜드들이 비즈니스에 몰입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돕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며, 향후 추가 지점 확대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