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지점을 만들 겁니다."
하나증권 패밀리오피스 '더 센터필드 W'를 염두에 두고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한 말이다. 치열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말 그대로 생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강 대표는 어떤 차별화를 만들고자 한 걸까. 이를 위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센터필드 EAST를 지난해 말 찾았다.
(호텔 로비 분위기의 하나증권 '더 센터필드 W' 라운지, 사진=문재혁 기자)
입구부터 화려했다. 예탁자산 30억원 이상 VVIP 고객만 방문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점포답게 이탈리아 한 유명 관광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분수를 지나면 호텔 로비를 연상시키는 라운지가 나온다.
간단한 티타임이 가능한 라운지 카페를 지나 지점 안쪽으로 향하면 24시간 국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딜링룸, 각기 다른 컨셉으로 조성된 7가지 종류의 상담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당구대와 체스가 배치된 레크리에이션 컨셉부터 미술관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상담실까지 다양한 테마가 돋보인다.
'더 센터필드 W'는 기존 하나증권 역삼지점과 삼성동 금융센터, 강남 파이낸스 WM센터를 통합해 출범했다. 그만큼 인력 구성도 다양했다. 국내·해외 주식, 채권, 금융상품, 연금, 부동산대출 전문가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25명의 프라이빗뱅커(PB)는 물론, 변호사, 세무사가 포함된 본사 패밀리오피스 조직 '하나 더 넥스트'까지 협업 체계를 촘촘히 짜냈다.
이들은 박춘희 센터장의 지휘 아래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업계 경력만 30년에 달하는 박 센터장은 개인·법인별 포트폴리오 기반 자산관리에 특화된 여성 리더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2023년 하나증권 역삼지점 부지점장을 거쳐 '더 센터필드 W'를 담당하기 전까지 삼성동금융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음료를 제공하는 라운지 카페와 꽃을 형상화한 천장 조형물, 사진=문재혁 기자)
(아치형 벽면 디자인과 부드러운 조명, 그림이 어우러진 상담실, 사진=문재혁 기자)
(편안한 상담을 위해 거실 컨셉으로 마련된 공간, 사진=문재혁 기자)
■ 업계 최초 WM·IB·S&T 인력 현장 상주, 효과는?
박 센터장은 '더 센터필드 W'만의 가장 큰 특색으로 자산관리(WM) 상담을 넘어선 '통합형 연계 모델'을 꼽았다. PB뿐 아니라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담당 인력들이 현장에 상주하며 고객 니즈에 따라 즉각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WM과 IB, S&T를 통합한 서비스는 이미 다른 증권사에서도 해오던 서비스다. 하지만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현장에서 협업함으로써 즉각적으로 맞춤형 상품을 설계하고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고객 입장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박 센터장은 "기존에 미국 국채를 위주로 투자하다가 국채 담보 레버리지를 높이고 싶어한 고객이 계셨다"며 "기존 해외 채권 대출 한도(50%) 이상 제공 가능한 방법을 WM, S&T 인력 협력을 통해 그 자리에서 함께 도출하고 제안드리면서 즉각 투자로 성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WM, IB, S&T 통합 운영으로 이뤄낸 높은 고객 만족도는 곧 뜨거운 호응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지난달 17일 개점한 이래로 약 40일만에 3000억원 이상의 고객 자산을 유치하는 쾌거를 거뒀다. 일평균 방문 고객은 약 20명 수준에 불과하나 고객들의 재방문율과 계좌개설율은 높은 편이다.
박 센터장은 "상담에 만족한 고객들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면서 MGM(Members Get Members) 소개가 자주 이뤄진다"며 "대부분의 고객 방문이 계좌 개설로 연결됐고, 개점 이래 3~4번 이상 찾아주신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만족도를 보이는 것은 고객 뿐 아니다. 박 센터장은 통합 인력 현장 상주로 직원들의 역량 향상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PB들의 역량은 담당 분야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었으나, 다양한 인력이 현장에서 교류하면서 점점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타사 PB들의 스터디 제의까지 들어온다"고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은 자산관리의 전문성일 터. 박 센터장은 "VVIP 고객이 상담을 위해 더 센터필드 W에 처음 방문하면 국내·해외 주식, 금융상품, 자산운용 등을 담당하는 전문가 3명이 배정된다"며 "다수의 전문가들을 통해 깊이 있는 상담을 받고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박춘희 더 센터필드 W 센터장, 사진=하나증권)
■ '주식 맛집'센터필드…"WM 체질개선 사명감"
하나금융그룹의 패밀리오피스 브랜드인 '클럽원(Club1)'은 이미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더 센터필드 W'를 새롭게 출범시킴으로써 별도의 독자적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체질개선'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클럽원은 비상장 투자에 강점을 보이지만 최근 비상장 시장 전반이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한 부분이 있다"며 "더 센터필드 W는 삼성동 금융센터, 강남 파이낸스 등에서 실력을 갖춘 인력을 기반으로 한 '주식 특화 점포'라는 점이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자평했다.
특히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는 능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 센터장은 "올해 증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주도한 강세장이었던 만큼 하우스간 실력차이가 부각되지 않았지만 내년 증시에 박스권이 연출될 경우 큰 수익을 내는 것이 진짜 실력자"라며 "물이 빠지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센터장은 '더 센터필드 W'가 하나증권 자체 패밀리오피스 브랜드인 만큼 1호점을 2호점, 3호점으로 확장하기 위한 책임감 역시 크게 갖고 있었다. 그는 "처음 선보인 브랜드인 만큼 정량적인 지표 달성보다 고객의 신뢰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개인 실적 달성보다 안정적인 고객 자산 운용과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센터필드 W'는 최근 예탁자산이 30억원 이하인 예비 고액자산가들에게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 한시적으로 타사 고객에 한해 첫 방문상담 허들을 5억원으로 낮춰 새로운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박춘희 센터장은 "부촌 주거지 인근이 아닌 업무지구에 자리잡은 만큼 테헤란로 주변 IT 회사, 금융 기관의 자금조달, 기업 공개(IPO) 등 IB 딜을 주관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조선 팰리스 호텔과 제휴를 통해 고객들을 점포로 초대하는 등 새로운 고객 유입에 꾸준히 집중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