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타이드 기반 장기지속형 전문 바이오텍 펩트론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SmartDepot 플랫폼에 대한 기술평가 계약이 종료 수순에 접어들면서, 이르면 다음 달 기술이전 본계약 체결이 예상된다.
펩트론의 SmartDepot은 미립구 기반의 약효 지속 플랫폼으로, 약물의 혈중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부작용을 줄이고 투여 간격을 넓힐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플랫폼은 LG화학과 공동으로 상업화한 전립선암·성조숙증 치료제 LeupONE에 적용돼, 이미 시장에서 실제 허가와 생산 경험을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LeupONE의 상용화는 펩트론이 단순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지 않고 대량 생산과 시장 진입까지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성조숙증 치료와 성장호르몬 병용을 통해 치료 기간이 연장되며, 환자당 생애 매출 가치가 커지는 구조다. 이를 통해 펩트론은 외부 자금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이전 수익을 미래 성장에 재투자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을 확보했다.
펩트론은 이와 함께 연간 1,000만 바이알 규모의 오송 신공장을 구축 중이다. 이는 기존 생산능력의 10배에 달하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상업화 설비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의 대량생산을 염두에 둔 설계로, 미국 FDA 기준의 cGMP 시설로 구축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라이 릴리와의 본계약 체결 가능성을 12월 7일 전후로 보고 있다. 오토인젝터 등까지 협력 범위는 넓은 상태다. 업계는 계약 시점보다 변하지 않는 방향성에 따른 계약의 내용과 규모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편, 일라이 릴리는 지난 6월 스웨덴 카무루스와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총계약금은 약 8억7,000만 달러로, 펩트론의 계약 역시 최소 그 수준 이상의 잠재력이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카무루스의 제형이 초기 약물 농도 피크, 유기용매 사용, 굵은 주사바늘 등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반면, 펩트론의 SmartDepot은 안정성과 편의성 모두에서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펩트론은 현재 SmartDepot 외에도 PeptreEX®와 PepGEN 등 펩타이드·항체 기반 신규 플랫폼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며, 장기적으로 희귀질환 및 항암 영역까지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기술력과 상업화 경험을 모두 갖춘 펩트론은 ‘장기지속형’이라는 차세대 치료제 핵심 키워드 속에서 글로벌 파트너들의 전략적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방송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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