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생계를 위해 투잡을 택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약업계에서도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 개발 외에 음료나 의약외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형태다.  대표적인 ‘투잡’ 제약사로는 광동제약과 경남제약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모두 제약사라는 사실과 광고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유명세를 탄 제품이 의약품이 아닌 음료와 의약외품이라는 것이다.  ‘광동’이라는 단어 뒤에는 ‘옥수수 수염차’라는 말이 자연스레 따라 붙는다. 지난 2006년 출시 이후 줄곧 TV광고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편의점만 가도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담 없이 물처럼 마실 수 있는 건강음료인 탓에 꾸준한 인기도 얻고 있다. 대표적인 ‘투잡’ 제약사로는 광동제약과 경남제약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중점을 둔 쪽은 의약품이 아닌 음료와 의약외품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쉬운 점은 광동제약의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이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만 봐도 비타500과 옥수수 수염차 등 유통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의약품 판매로 올린 매출은 약 21%에 불과했다. 비타500은 약국에도 들어가지만 유통 채널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 의약품 매출 비중은 19%다.  특히 신약 개발(R&D)에 투자한 금액은 고작 전체 매출의 0.8%밖에 되지 않았다.  경남제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도 간판은 제약사지만 실질적인 매출은 의약외품 ‘레모나’에 의지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더욱 인기 몰이 중이다. 반면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의약품 판매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난해 영업보고서를 보면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 매출 차이가 거의 없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일반의약품 수는 52개, 의약외품은 고작 8개다. 올해는 BTS 인기에 힘입어 레모나의 해외 수출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올해 영업보고서를 보면 의약외품 매출이 일반의약품의 것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회사 성장을 위해 전부터 매출을 내던 레모나 상품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R&D에도 투자를 당연히 하고 싶지만 회사를 더 키워놓고 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투잡으로 선택한 제 2의 직업 때문에 본업에 소홀해진 직장인들이 해고되는 사태까지 생기고 있다. 혹은 제 2의 직업에서 더 만족도가 높아 업종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두 가지 업에 모두 집중해 최대의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인애의 뒷담화]‘R&D를 잊은 제약사’ 광동·경남제약, 사명보다 매출 택했다

의약품 연구 개발 여력 부족?…“핑계 없는 무덤 없어”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5.07 17:15 | 최종 수정 2020.05.08 11:23 의견 0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생계를 위해 투잡을 택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약업계에서도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 개발 외에 음료나 의약외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형태다. 

대표적인 ‘투잡’ 제약사로는 광동제약과 경남제약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모두 제약사라는 사실과 광고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유명세를 탄 제품이 의약품이 아닌 음료와 의약외품이라는 것이다. 

‘광동’이라는 단어 뒤에는 ‘옥수수 수염차’라는 말이 자연스레 따라 붙는다. 지난 2006년 출시 이후 줄곧 TV광고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편의점만 가도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담 없이 물처럼 마실 수 있는 건강음료인 탓에 꾸준한 인기도 얻고 있다.

대표적인 ‘투잡’ 제약사로는 광동제약과 경남제약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중점을 둔 쪽은 의약품이 아닌 음료와 의약외품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쉬운 점은 광동제약의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이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만 봐도 비타500과 옥수수 수염차 등 유통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의약품 판매로 올린 매출은 약 21%에 불과했다. 비타500은 약국에도 들어가지만 유통 채널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 의약품 매출 비중은 19%다. 

특히 신약 개발(R&D)에 투자한 금액은 고작 전체 매출의 0.8%밖에 되지 않았다. 

경남제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도 간판은 제약사지만 실질적인 매출은 의약외품 ‘레모나’에 의지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더욱 인기 몰이 중이다. 반면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의약품 판매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난해 영업보고서를 보면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 매출 차이가 거의 없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일반의약품 수는 52개, 의약외품은 고작 8개다. 올해는 BTS 인기에 힘입어 레모나의 해외 수출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올해 영업보고서를 보면 의약외품 매출이 일반의약품의 것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회사 성장을 위해 전부터 매출을 내던 레모나 상품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R&D에도 투자를 당연히 하고 싶지만 회사를 더 키워놓고 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투잡으로 선택한 제 2의 직업 때문에 본업에 소홀해진 직장인들이 해고되는 사태까지 생기고 있다. 혹은 제 2의 직업에서 더 만족도가 높아 업종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두 가지 업에 모두 집중해 최대의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