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커스뉴스
[한국정경신문 뷰어스=김재범 기자] 광기의 손예진이었다. 그의 눈빛과 호흡 그리고 몸짓 하나가 스크린을 휘어잡았다. 손예진의 존재감이 극장안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14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영화 '비밀은 없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경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인 손예진 김주혁이 참석했다,
데뷔작 ‘미쓰 홍당무’로 인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이경미 감독은 독특한 느낌의 스릴러 ‘비밀은 없다’로 컴백한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 준비에만 무려 8년의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이 작품 시나리오에만 8년을 매달린 것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이 작품과 함께 박찬욱 감독님 차기작 ‘도끼’의 시나리오 작업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영화의 전신이 되는 ‘여교사’란 스릴러 작품도 썼었다. 아쉽게도 실체화 되지는 못한 작품이다”면서 “박 감독님의 조언으로 그 시나리오에서 모티브를 얻어 발전시킨 작품이 이 영화다”고 소개했다.
영화 전체가 담고 있는 독특한 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감독은 “불안정한 모성애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비밀은 없다’가 겉으론 스릴러로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안으로는 멜로의 감성을 갖고 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또 진심을 얻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 영화다”고 덧붙였다.
주연 배우인 손예진과 김주혁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특히 두 사람은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물론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작품에서 다시 부부로 만나는 인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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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은 “두 번씩이나 비정상적인 부부로 만나게 됐다”고 웃으며 “나중에는 꼭 정상적인 부부로 한 번은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다시 웃었다.
이번 영화에선 중학생 딸을 둔 엄마로 등장한 것도 이채로웠다. 그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보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면서도 “내 생각에 단순하게 모성을 그린 영화는 아니란 생각을 했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상상에 의존해 모성을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극중 격한 감정의 모성을 그려낸 포인트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손예진은 “화면 속 그려진 격한 모성은 엄마로서 보여줄 수 있는 집착과 사건을 파헤치며 미쳐가는 포인트가 있었다”면서 “그런 상황을 상상하면서 표현한 지점이 내가 연기한 연홍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광기 어린 표정과 행동에 대해서도 손예진은 자세히 촬영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단순하게 광기를 선보이겠단 생각은 안했다”면서 “다른 표현을 하고 싶었다. 전형적인 모성을 표현할 때 엄마들이 할 수 있는 슬픔이나 여러 감정 중에서 생각을 해봤다”고 전했다. 그는 “연홍이란 캐릭터가 더욱 적극적으로 자기 스스로를 형상화시킨 것처럼 집착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 지점이 관객들에게 광기처럼 비춰졌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연기를 전했다.
김주혁의 존재감도 대단했다. 그는 극중 딸이 사라졌음에도 자신이 출마한 선거를 중단하지 않고 끌고 가는 냉혈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김주혁은 “자신의 일에 대해 야망은 누구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면서 “자식이 없어졌다고 해도 속으로는 조금의 야망을 갖고 있지 않을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아니었다”고 역할 자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손예진 김주혁이 출연한 영화 ‘비밀은 없다’는 국회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에게 닥친 선거 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오는 2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