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뷰어스=윤슬 기자]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에 항의 방문했다.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14일 교육청을 찾아가 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질타했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면담하며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는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학부모들이 나서 당국의 무사태평주의를 지적한 것.
특히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이 확보한 유치원과 당국 간 주고받은 공문 내용 등에 따르면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적어도 지난 4월 다세대주택 공사가 유치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2일 유치원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동작구청, 다세대주택 공사업체에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의 지질상태가 취약해 철저한 조사 없이 설계·시공할 경우 붕괴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때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자문의견서를 함께 보내며 대책을 요구했다.
구청은 이를 확인한 뒤 유치원이 보낸 공문과 자문의견서를 다세대주택 공사업체 측에 전달했으나 유치원이 요청한 안전진단비용 예산지원은 거부했다. 교육지원청도 마찬가지였다. 유치원의 긴급운영위원회 회의록에는 원장이 “건물안전진단을 의뢰하려면 1800만원이 필요해 구청과 교육청에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며 유치원이 마련해둔 이월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학부모들에게 설명한 내용이 담겨 있다.
유치원 건물안전진단 결과 6월 29일과 7월 27일 두 차례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8월 22일 계측 때는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이에 유치원은 집중호우가 있고 난 뒤 다시 한 번 계측해줄 것을 긴급요청 했고 지난 4일 4차 계측에서 더 심각해진 이상 징후를 확인했다.
안전진단을 맡았던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는 유치원에 “공사현장 전면부 옹벽 상부에 30㎜ 이격이 급격하게 진행 중” “유치원 건물 지상 1층 벽체에서도 균열이 상당량 증가” “인접 공사현장 굴착으로 8월 22일 이후 유치원 구조물과 옹벽 안전성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보냈다.
유치원은 이러한 의견을 받고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동작구청에 안전대책을 또 한 번 요청했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이튿날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처를 구청에 요청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으나 그날 공사장 옹벽이 무너지고 유치원이 기울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8월 22일 이후에도 원생들은 모두 정상 등원했다. 유치원 휴업이나 등원 중지 조처 등을 검토했는지 등에 대해 김현철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10일 교육청 대책회의에서도 이 부분 이야기가 나왔으나 실무부서에서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정황들이 계속 드러나며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원생들은 현재 상도초등학교에 임시로 마련된 유치원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