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12년의 연애 대서사시가 시작됐다. 보통 연애담을 내세운 JTBC 새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연출 표민수, 극본 박희권 박은영) 얘기다. 지난 28일 방송된 뚜껑을 연 ‘제3의 매력’에서는 두 주인공의 스무살 시절을 담았다. 그러나 극 중 시간이 20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제작진의 감각도 과거로 역행한 듯했다. 다소 올드하고 지루한 연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듯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졌다. 서강준과 이솜 등 배우들의 연기가 하드캐리했다. ‘제3의 매력’ 1회는 우연히 재회한 서른두 살 강력계 팀장 온준영(서강준)과 헤어 디자이너 이영재(이솜)가 서로를 처음 봤던 스무살을 떠올리며 시작됐다. 준영은 친구 손에 이끌려 나간 4대4 미팅에서 대타로 나온 영재와 커플이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이보다 앞섰다. 며칠 전 힘을 합쳐 지하철 성추행범을 잡았던 것. 반가움을 느낀 영재는 준영을 데리고 데이트를 즐겼다. 다음 날 서로의 가방이 바뀐 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영재가 일하는 미용실에서 재회했다. 대화를 나누며 서로가 ‘보통’의 남자 혹은 여자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호감을 느꼈고, 입을 맞췄다. ‘제3의 매력’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연기 구멍이 없다는 데 있다. 전작 KBS ‘너도 인간이니?’로 1인 2역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서강준은 이른바 너드(nerd)형 캐릭터인 준영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솜도 당찬 성격의 영재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준영의 여동생 리원과 영재의 오빠 수재 역을 각각 맡은 박규영·양동근 등 조연진의 연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사진=JTBC 방송화면)   반면 이 드라마가 ‘보통 사람’을 그리는 방식에 의문이 든다. 준영이 뿔테안경에 치아교정기를 착용했다는 설정부터 아쉽다. ‘소심한 공대생’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전형적인 방식으로 희화화한 모양새다. 같은 맥락에서 준영이 10년 지기라는 현상현(이상이)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불편했다. ‘절친’이라는 소개가 무색하게 사사건건 준영을 비웃고 놀리는 상현의 모습은 괴롭힘에 가까웠다. 게다가 극 중 상현은 킹카, 준영은 추남으로 묘사되는데 코믹한 분장을 해 놓아도 서강준 고유의 잘생긴 얼굴은 숨겨지지 않았다. 그런 그가 미팅에서 여자 친구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너도 그렇게 못생긴 얼굴은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 모습은 몰임감을 떨어뜨렸다. 그런가 하면 영재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한다. 이는 “남들 꾸미고 남들 놀 때 무조건 열심히 해서 부자가 될 것”이라며 세상의 편견에도 굴하지 않는 영재의 당찬 성격을 강조하고자 한 설정이었겠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준영이 “보통 여자애들이랑 다르다”며 감탄하는 데서 ‘제3의 매력’이 말하고자 하는 ‘보통’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궁금해졌다. 한편, 극 중 2000년대 중반의 풍경을 1980~90년대처럼 보이게 만드는 대사와 연출은 신기할 지경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옷과 머리 모양으로 스무살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상황극을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배우들과 캐릭터의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이 많았던 반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연출이 올드하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29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제3의 매력’ 1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8%를 기록했다. 전작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최종회(5.8%)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역시 첫 방송 2.9% 시청률로 출발해 입소문을 타면서 상승기류에 올랐었다. ‘제3의 매력’도 이제 막 12년 대서사시의 첫 장을 열었다. 스무살 풋풋했던 첫사랑이 스물일곱, 서른둘을 거치며 성숙해져가는 모습이 제대로 담긴다면 ‘제3의 매력’ 역시 시청률 반등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첫눈에 드라마] ‘제3의 매력’은 왜 보통을 폭탄으로 그렸나…감각마저 역행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9.29 09:57 | 최종 수정 2137.06.27 00:00 의견 0
(사진=JTBC 방송화면)
(사진=JTBC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12년의 연애 대서사시가 시작됐다. 보통 연애담을 내세운 JTBC 새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연출 표민수, 극본 박희권 박은영) 얘기다. 지난 28일 방송된 뚜껑을 연 ‘제3의 매력’에서는 두 주인공의 스무살 시절을 담았다. 그러나 극 중 시간이 20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제작진의 감각도 과거로 역행한 듯했다. 다소 올드하고 지루한 연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듯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졌다. 서강준과 이솜 등 배우들의 연기가 하드캐리했다.

‘제3의 매력’ 1회는 우연히 재회한 서른두 살 강력계 팀장 온준영(서강준)과 헤어 디자이너 이영재(이솜)가 서로를 처음 봤던 스무살을 떠올리며 시작됐다. 준영은 친구 손에 이끌려 나간 4대4 미팅에서 대타로 나온 영재와 커플이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이보다 앞섰다. 며칠 전 힘을 합쳐 지하철 성추행범을 잡았던 것. 반가움을 느낀 영재는 준영을 데리고 데이트를 즐겼다. 다음 날 서로의 가방이 바뀐 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영재가 일하는 미용실에서 재회했다. 대화를 나누며 서로가 ‘보통’의 남자 혹은 여자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호감을 느꼈고, 입을 맞췄다.

‘제3의 매력’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연기 구멍이 없다는 데 있다. 전작 KBS ‘너도 인간이니?’로 1인 2역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서강준은 이른바 너드(nerd)형 캐릭터인 준영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솜도 당찬 성격의 영재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준영의 여동생 리원과 영재의 오빠 수재 역을 각각 맡은 박규영·양동근 등 조연진의 연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사진=JTBC 방송화면)
(사진=JTBC 방송화면)

 

반면 이 드라마가 ‘보통 사람’을 그리는 방식에 의문이 든다. 준영이 뿔테안경에 치아교정기를 착용했다는 설정부터 아쉽다. ‘소심한 공대생’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전형적인 방식으로 희화화한 모양새다. 같은 맥락에서 준영이 10년 지기라는 현상현(이상이)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불편했다. ‘절친’이라는 소개가 무색하게 사사건건 준영을 비웃고 놀리는 상현의 모습은 괴롭힘에 가까웠다. 게다가 극 중 상현은 킹카, 준영은 추남으로 묘사되는데 코믹한 분장을 해 놓아도 서강준 고유의 잘생긴 얼굴은 숨겨지지 않았다. 그런 그가 미팅에서 여자 친구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너도 그렇게 못생긴 얼굴은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 모습은 몰임감을 떨어뜨렸다.

그런가 하면 영재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한다. 이는 “남들 꾸미고 남들 놀 때 무조건 열심히 해서 부자가 될 것”이라며 세상의 편견에도 굴하지 않는 영재의 당찬 성격을 강조하고자 한 설정이었겠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준영이 “보통 여자애들이랑 다르다”며 감탄하는 데서 ‘제3의 매력’이 말하고자 하는 ‘보통’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궁금해졌다.

한편, 극 중 2000년대 중반의 풍경을 1980~90년대처럼 보이게 만드는 대사와 연출은 신기할 지경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옷과 머리 모양으로 스무살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상황극을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배우들과 캐릭터의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이 많았던 반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연출이 올드하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29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제3의 매력’ 1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8%를 기록했다. 전작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최종회(5.8%)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역시 첫 방송 2.9% 시청률로 출발해 입소문을 타면서 상승기류에 올랐었다. ‘제3의 매력’도 이제 막 12년 대서사시의 첫 장을 열었다. 스무살 풋풋했던 첫사랑이 스물일곱, 서른둘을 거치며 성숙해져가는 모습이 제대로 담긴다면 ‘제3의 매력’ 역시 시청률 반등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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