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잘되고 싶은 마음보다 여러 작품에 출연해서 경험을 쌓고 싶은 갈증이 더 커요. 배우로서 아직 못해본 게 많으니까요” 데뷔 4년 차 배우 안효섭의 말이다. 2015년 원오원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대중을 처음 만난 그는 웹드라마 ‘퐁당퐁당 러브(LOVE)’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MBC ‘한번 더 해피엔딩’ ‘가화만사성’(2016) KBS ‘아버지가 이상해’ MBC ‘세가지색 판타지-반지의 여왕’(2017) 등에 캐스팅됐다. 신인인 것을 감안하면 작품마다 역할의 비중도 제법 컸다.  20대 초반의 남자 배우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남다른 행보다. 무엇보다 미니시리즈부터 단막극·주말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를 통해 차근차근 이뤄낸 성장이 지난달 종영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서 빛을 발했다. 조정선수를 꿈꾸는 열아홉 유찬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실제의 나는 찬이와 많이 달라요. 나이 차이도 좀 나고요. 나는 유찬처럼 엄청 밝고 쾌활한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에 가깝죠. 스스로의 단점에만 집중하는 경향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서른이지만’ 대본 속 찬이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컸어요. 이 역할을 통해 에너지를 받고 싶기도 했고,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궁금했거든요” 안효섭은 ‘서른이지만’을 통해 신기한 일을 경험했다. “어느 순간부터 많이 웃고 또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특히 극 중 유찬이 외치는 ‘돈 씽크 필(Don’t think feel)’이 자신에게도 남다른 울림을 줬단다.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서른이지만’에서는 많은 걸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대표적으로는 외모에 대한 부담감이요. 머리카락도 짧게 자르고 땀 때문에 화장이 지워져도 그 상태로 연기했죠. 이전에는 외적인 면이 부각되는 캐릭터를 주로 맡았었거든요. 학교 킹카(‘세가지색 판타지-반지의 여왕’)나 얼굴로 사랑받는 축구 코치(‘아버지가 이상해’)처럼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내게 기대하는 얼굴이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것 때문에 부담도 느꼈고요. 그런데 ‘서른이지만’을 통해 많이 벗어났어요. 오직 캐릭터에만 몰입할 수 있었거든요” 캐릭터에 깊이 이입한 덕분에 호평도 얻었다. 댓글을 꼼꼼하게 읽는다는 안효섭은 ‘참 순수하고 맑은, 나의 실제 고등학교 생활이 생각나는 연기를 해줘서 고맙다’던 한 네티즌의 평을 기억한다고 했다. “나 역시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유찬의 매력이 한없이 투명한 순수함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 댓글이 더 와 닿았습니다. 중점적으로 연기하고 싶었던 부분을 알아봐주셔서 뿌듯하기도 했고요” “물론 내가 보기에는 (연기가) 많이 아쉬웠죠. 찬이라는 예쁜 친구를 내가 더 풍성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 촬영하는 동안 항상 그랬어요.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면 우울한 거예요. 만족스럽지 않았거든요. 드라마 현장은 빠르게 진행되잖아요. 그런데다 유찬이라는 캐릭터는 늘 텐션이 업돼있어서 간혹 연기가 과장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러면 정작 내가 준비한 표현을 제대로 못한 채로 넘어가게 됐죠. 그런 날은 샤워하면서 연기를 다시 해봐요.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라면서” ‘서른이지만’ 이전에는 연기하며 느끼는 자책감이 더 심했다는 안효섭이다. 자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졌다는 것. 안효섭은 “예전에는 촬영장만 가도 몸이 경직돼 있었다. 긴장하니까 원하는 표현도 안 나왔다. 그런데 또 고생하는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기는 싫어서 OK 사인이 떨어지면 한번 더 하고 싶다는 말도 못 했다”며 “그나마 밝은 찬이를 연기한 덕분에 아쉬워하는 정도에서 그쳤던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서른이지만’은 전작들에 비해 몰입도가 높았어요. 그러다 보니 잡생각이 사라졌고요. 예전에는 촬영 시작하기 전에 항상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거의 서른 명의 스태프와 PD님이 나를 보고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요. 그런데 유찬으로 지낼 때는 그런 게 안 보였어요. 서서히 편해진 것 같아요. 익숙해졌달까요.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는 점에서 큰 발전을 이룬 것 같아요”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특히 함께 호흡한 선배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았단다. 극 중 삼촌을 연기한 양세종에게서는 캐릭터를 생각하는 깊이와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배웠으며, 유찬이 짝사랑했던 서리 역의 신혜선에게서는 상상을 넘어서는 연기에 깨달음을 얻었다. 가장 선배인 예지원(제니퍼 역)으로부터는 대본을 ‘큰 그림’으로 읽는 법도 알았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특히 드라마를 촬영할 때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방법은 주연 배우로서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고. “‘서른이지만’을 통해 처음 주연을 맡은 거잫아요. 원래도 주위에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끌고가는 인물 중 한 명이었으니 부담이 컸죠. 책임감도 남달랐고요. 그래서 세종이 형과 혜선 선배에게 항상 물어봤어요. 내 연기가 이상하진 않았는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요. 그럼 늘 격려해줬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잘 못한 장면도 응원해주고요. 항상 불안한 상태였는데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는 말에 힘을 얻고 안심을 느꼈습니다” 안효섭 본인은 아쉬운 점이 많다지만 ‘서른이지만’을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은 칭찬해줄 만하다. 촬영 2개월 전부터 거의 매일 조정 훈련을 받느라 몸무게가 60kg대까지 줄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서른이지만’ 촬영에 한참이던 올 여름은 지독한 무더위 때문에 일주일에 두어번은 링거로 체력을 보충해야 했다고. 이에 안효섭은 당분간 살을 찌우고, 3개월간 지냈던 유찬에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 드라마에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대사가 나왔는데 와 닿았어요. 누구나 자기만의 방향과 속도가 있잖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이처럼요. 나 역시 배우로서의 위치라든지 ‘주연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 큽니다. 그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해있겠죠?”

[마주보기] 안효섭, 루키를 넘어서?

손예지 기자 승인 2018.10.14 21:26 | 최종 수정 2137.07.27 00:00 의견 0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잘되고 싶은 마음보다 여러 작품에 출연해서 경험을 쌓고 싶은 갈증이 더 커요. 배우로서 아직 못해본 게 많으니까요”

데뷔 4년 차 배우 안효섭의 말이다.

2015년 원오원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대중을 처음 만난 그는 웹드라마 ‘퐁당퐁당 러브(LOVE)’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MBC ‘한번 더 해피엔딩’ ‘가화만사성’(2016) KBS ‘아버지가 이상해’ MBC ‘세가지색 판타지-반지의 여왕’(2017) 등에 캐스팅됐다. 신인인 것을 감안하면 작품마다 역할의 비중도 제법 컸다. 

20대 초반의 남자 배우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남다른 행보다. 무엇보다 미니시리즈부터 단막극·주말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를 통해 차근차근 이뤄낸 성장이 지난달 종영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서 빛을 발했다. 조정선수를 꿈꾸는 열아홉 유찬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실제의 나는 찬이와 많이 달라요. 나이 차이도 좀 나고요. 나는 유찬처럼 엄청 밝고 쾌활한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에 가깝죠. 스스로의 단점에만 집중하는 경향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서른이지만’ 대본 속 찬이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컸어요. 이 역할을 통해 에너지를 받고 싶기도 했고,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궁금했거든요”

안효섭은 ‘서른이지만’을 통해 신기한 일을 경험했다. “어느 순간부터 많이 웃고 또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특히 극 중 유찬이 외치는 ‘돈 씽크 필(Don’t think feel)’이 자신에게도 남다른 울림을 줬단다.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서른이지만’에서는 많은 걸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대표적으로는 외모에 대한 부담감이요. 머리카락도 짧게 자르고 땀 때문에 화장이 지워져도 그 상태로 연기했죠. 이전에는 외적인 면이 부각되는 캐릭터를 주로 맡았었거든요. 학교 킹카(‘세가지색 판타지-반지의 여왕’)나 얼굴로 사랑받는 축구 코치(‘아버지가 이상해’)처럼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내게 기대하는 얼굴이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것 때문에 부담도 느꼈고요. 그런데 ‘서른이지만’을 통해 많이 벗어났어요. 오직 캐릭터에만 몰입할 수 있었거든요”

캐릭터에 깊이 이입한 덕분에 호평도 얻었다. 댓글을 꼼꼼하게 읽는다는 안효섭은 ‘참 순수하고 맑은, 나의 실제 고등학교 생활이 생각나는 연기를 해줘서 고맙다’던 한 네티즌의 평을 기억한다고 했다. “나 역시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유찬의 매력이 한없이 투명한 순수함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 댓글이 더 와 닿았습니다. 중점적으로 연기하고 싶었던 부분을 알아봐주셔서 뿌듯하기도 했고요”

“물론 내가 보기에는 (연기가) 많이 아쉬웠죠. 찬이라는 예쁜 친구를 내가 더 풍성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 촬영하는 동안 항상 그랬어요.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면 우울한 거예요. 만족스럽지 않았거든요. 드라마 현장은 빠르게 진행되잖아요. 그런데다 유찬이라는 캐릭터는 늘 텐션이 업돼있어서 간혹 연기가 과장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러면 정작 내가 준비한 표현을 제대로 못한 채로 넘어가게 됐죠. 그런 날은 샤워하면서 연기를 다시 해봐요.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라면서”

‘서른이지만’ 이전에는 연기하며 느끼는 자책감이 더 심했다는 안효섭이다. 자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졌다는 것. 안효섭은 “예전에는 촬영장만 가도 몸이 경직돼 있었다. 긴장하니까 원하는 표현도 안 나왔다. 그런데 또 고생하는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기는 싫어서 OK 사인이 떨어지면 한번 더 하고 싶다는 말도 못 했다”며 “그나마 밝은 찬이를 연기한 덕분에 아쉬워하는 정도에서 그쳤던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서른이지만’은 전작들에 비해 몰입도가 높았어요. 그러다 보니 잡생각이 사라졌고요. 예전에는 촬영 시작하기 전에 항상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거의 서른 명의 스태프와 PD님이 나를 보고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요. 그런데 유찬으로 지낼 때는 그런 게 안 보였어요. 서서히 편해진 것 같아요. 익숙해졌달까요.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는 점에서 큰 발전을 이룬 것 같아요”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사진=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특히 함께 호흡한 선배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았단다. 극 중 삼촌을 연기한 양세종에게서는 캐릭터를 생각하는 깊이와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배웠으며, 유찬이 짝사랑했던 서리 역의 신혜선에게서는 상상을 넘어서는 연기에 깨달음을 얻었다. 가장 선배인 예지원(제니퍼 역)으로부터는 대본을 ‘큰 그림’으로 읽는 법도 알았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특히 드라마를 촬영할 때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방법은 주연 배우로서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고.

“‘서른이지만’을 통해 처음 주연을 맡은 거잫아요. 원래도 주위에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끌고가는 인물 중 한 명이었으니 부담이 컸죠. 책임감도 남달랐고요. 그래서 세종이 형과 혜선 선배에게 항상 물어봤어요. 내 연기가 이상하진 않았는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요. 그럼 늘 격려해줬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잘 못한 장면도 응원해주고요. 항상 불안한 상태였는데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는 말에 힘을 얻고 안심을 느꼈습니다”

안효섭 본인은 아쉬운 점이 많다지만 ‘서른이지만’을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은 칭찬해줄 만하다. 촬영 2개월 전부터 거의 매일 조정 훈련을 받느라 몸무게가 60kg대까지 줄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서른이지만’ 촬영에 한참이던 올 여름은 지독한 무더위 때문에 일주일에 두어번은 링거로 체력을 보충해야 했다고. 이에 안효섭은 당분간 살을 찌우고, 3개월간 지냈던 유찬에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 드라마에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대사가 나왔는데 와 닿았어요. 누구나 자기만의 방향과 속도가 있잖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이처럼요. 나 역시 배우로서의 위치라든지 ‘주연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 큽니다. 그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해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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