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아이가 진짜 무서웠을 거 같아요”
자녀의 그림을 확인한 부모들의 첫 반응은 한결 같았다. 쉽사리 말문을 떼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들어본 말 중 상처가 되었던 경험을 그림으로 그렸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주최하는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전시회가 지난달 28일부터 3월 1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앞에서 진행 중이다.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캠페인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아동을 온전한 인격체가 아닌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기획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조사하고 정리하여, 그 중 100가지를 골라 아이들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만 3세부터 만 16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300여 명의 아동이 직접 그림을 그려 참여했고, 이 중 100개의 그림을 골라 전시했다.
전시회에서는 그림과 더불어 왜 그 말을 쓰면 안되는지, 어떤 말로 대신할 수 있는지도 설명되어 있다. 자문을 맡은 아동심리상담 전문가 진혜련 소장은 부모가 “상처 주는 말을 해왔더라도 지금 생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따라 아이와의 관계도, 아이의 상처도 좋아질 수 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린 한 아동의 어머니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말에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 내 소유물이 아니라 진짜 작은 사람으로 대해줘야 할 것 같다. 좀 더 기다려주고 바라봐주고 이런 시간들이 조금 필요한 것뿐인데 내가 그걸 못 참고 계속 그 얘기를 하다보니까 아이가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느낄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이에게 상처주는 100가지 말’ 목록과 그림은 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서명하기’를 통해 참여한 사람들에게 에코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