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 역시 빨라지며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국내 제약사 기술로 자체 최초 개발한 비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인 투약 40주차 결과를 공개했다. 투약 40주차 시점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위약 14.49%)였으며,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시장에 출시돼 있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들의 경우,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높다.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관련 이상사례 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가 확인되는 등 비만 치료 접근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연내 허가신청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경 출시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아에스티의 관계사 메타비아는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비만학회에 참가해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의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DA-1726은 GLP-1과 GCGR(글루카곤수용체) 이중작용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기전만 놓고보면 포만감과 함께 갈색 지방 활성화를 통한 체중 감량까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조다.

메타비아는 지난 7월 DA-1726의 최대 내약 용량을 탐색하기 위한 추가 임상 1상을 개시했으며, 올해 4분기 중 임상 톱라인 데이터(주요 지표)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진행한 글로벌 임상 1상 파트2에서는 체중 감소, 허리둘레 감소, 공복혈당 개선 등의 효과와 안전성·내약성을 보였다.

일동제약은 먹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 신약 연구개발 회사 유노비아는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100mg 투여군에선 4주 만에 평균 6.9%, 최대 11.9%의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위장관 부작용은 낮았고 중대한 이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ID110521156은 기존 주사제 형태의 펩타이드 약물과 달리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저분자 합성 신약으로 생산성과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졌다. 일동제약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하고 현재 논의 중인 글로벌 기술수출 등 상용화와 관련한 파트너링 활동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나서고 있는 것은 무궁무진한 시장잠재성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2.2% 성장해 1422억6000만달러(한화 약 19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48.4% 성장해 48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 하고 있지만 한국인에게 적합한 치료제가 출시되면 선택지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단순 비만 치료를 넘어서 복용 편의성, 기능성 강화, 부작용 감소 등 다양한 치료제의 등장으로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