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매년 가파르게 헌혈자가 감소하고 있다.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헌혈 독려와 정기적 헌혈자들에 대해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있지만 헌혈자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어떤 대안과 대책이 있는지도 분명 짚어봐야 할 점이다. 현재까지 헌혈자 감소에 따른 가장 실질적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 확대, 그리고 병원의 무혈 수술 방법 고안 등이다. ■ 중장년층 헌혈 증가 급선무  지금까지 나온 헌혈자들 자료를 보면 젊은 헌혈인구가 급감한 것이 혈액공급부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약 3900만명인 헌혈 가능 인구가 해가 갈수록 감소해 2050년이 되면 2900만명으로 줄어든다. 이 가운데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만 16~19세 헌혈자는 2013년 105만여 명에서 2017년 91만 3000여 명으로 14만 여명 줄었다. 20대 헌혈자 역시 7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헌혈이 가능한 이는 10~20대 뿐일까? 아니다. 헌혈 가능 인구는 16~69세 건강한 사람으로 명시되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중장년층에 눈을 돌렸다. 중장년층 맞춤형 이벤트를 실시하고 헌혈 인식 개선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 방증이다. 이미 소기의 성과도 일궜다. 2014년 21.9%이었던 중장년층 헌혈자 비율이 지난해 32%까지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중장년층 헌혈 비율은 적다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도 나섰다. 2022년까지 중장년층의 헌혈 인구 비율을 42%까지 늘린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놓은 것. 이에 더해 대한적십자사는 3년 전인 2016년부터 지역에 눈을 돌렸다. 일례로 제주 지역의 경우 섬이라는 특성에 따라 기존 5일치가 아닌 10일치 혈액을 확보해오고 있지만 방학만 되면 허덕인다. 헌혈자가 10~20대에 편중돼 있는 탓에 방학 기간만 되면 혈액 부족 현상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일수록 중장년층으로 확대된 헌혈문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각 지역 문화와 성향이 다른 것을 고려해 민간, 기관, 지자체 등 다방면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걸맞는 헌혈 증진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17개 광역지자체에서 대한적십자사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자치단체 및 기관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지역 혈액 수급 안정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과 헌혈 권장 및 장려를 위한 실행 방안을 도모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꾸려지면서 중장년층 유입 효과가 더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사진=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연령별 헌혈자 현황(단위 : 명) ■ 의료계 "수혈을 최소화하자" 젊은 연령층에서 헌혈자가 줄었다면 노년층에선 수혈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현실이다. 고령 환자일수록 혈관 상태가 약하고 지혈 작용이 원활하지 않기에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회는 어떤가. 고령화 시대다. 이에 이미 많은 의료인들이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혈액 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헌혈자가 기적처럼 급증하길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의료계에서는 수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최소의 수혈, 혹은 무수혈을 위한 방책이 의료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의 일환이다. 전국적으로 약 20여개 병원이 무수혈 혹은 최소수혈센터를 운영 중이다. 수혈을 줄이는 제 1 방법이 출혈을 줄이는 것인 만큼 수술을 앞둔 환자가 빈혈일 경우 고용량 철분제나 조혈촉진제를 주사해 주는 방식, 수술 중 나오는 피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혈제 투입 등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수술 전·후 수혈 대체 치료를 받게 하거나 수술 도중 실혈을 줄이는 등의 무수혈 방식은 애초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이들을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 환자들에게도 확산되는 추세다. 반드시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만 수혈하고 수혈을 하지 않아도 지장 없는 환자에게는 대체 치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로봇과 장비를 활용한 첨단 수술 기법으로 수혈 상황을 줄이고 있기도 하다. 수술 중 흘러나오는 피를 모아 원심분리기로 적혈구 성분만 걸러내 다시 환자에게 집어넣어주는 혈액 재활용 장비, 메스를 들이대는 개복 수술보다 출혈이 적은 로봇 수술 등이 활용되고 있다. 한편 정부도 무분별한 수혈 치료를 막기 위해 나섰다. 정부는 수혈적정성 평가를 의료기관 질 평가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 헌혈자의 날 ②] 헌혈자 감소, 현실적 대안 및 대책은?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6.14 11:26 | 최종 수정 2138.11.25 00:0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매년 가파르게 헌혈자가 감소하고 있다.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헌혈 독려와 정기적 헌혈자들에 대해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있지만 헌혈자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어떤 대안과 대책이 있는지도 분명 짚어봐야 할 점이다. 현재까지 헌혈자 감소에 따른 가장 실질적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 확대, 그리고 병원의 무혈 수술 방법 고안 등이다.

■ 중장년층 헌혈 증가 급선무 

지금까지 나온 헌혈자들 자료를 보면 젊은 헌혈인구가 급감한 것이 혈액공급부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약 3900만명인 헌혈 가능 인구가 해가 갈수록 감소해 2050년이 되면 2900만명으로 줄어든다. 이 가운데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만 16~19세 헌혈자는 2013년 105만여 명에서 2017년 91만 3000여 명으로 14만 여명 줄었다. 20대 헌혈자 역시 7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헌혈이 가능한 이는 10~20대 뿐일까? 아니다. 헌혈 가능 인구는 16~69세 건강한 사람으로 명시되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중장년층에 눈을 돌렸다. 중장년층 맞춤형 이벤트를 실시하고 헌혈 인식 개선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 방증이다. 이미 소기의 성과도 일궜다. 2014년 21.9%이었던 중장년층 헌혈자 비율이 지난해 32%까지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중장년층 헌혈 비율은 적다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도 나섰다. 2022년까지 중장년층의 헌혈 인구 비율을 42%까지 늘린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놓은 것.

이에 더해 대한적십자사는 3년 전인 2016년부터 지역에 눈을 돌렸다. 일례로 제주 지역의 경우 섬이라는 특성에 따라 기존 5일치가 아닌 10일치 혈액을 확보해오고 있지만 방학만 되면 허덕인다. 헌혈자가 10~20대에 편중돼 있는 탓에 방학 기간만 되면 혈액 부족 현상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일수록 중장년층으로 확대된 헌혈문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각 지역 문화와 성향이 다른 것을 고려해 민간, 기관, 지자체 등 다방면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걸맞는 헌혈 증진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17개 광역지자체에서 대한적십자사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자치단체 및 기관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지역 혈액 수급 안정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과 헌혈 권장 및 장려를 위한 실행 방안을 도모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꾸려지면서 중장년층 유입 효과가 더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사진=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사진=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연령별 헌혈자 현황(단위 : 명)

■ 의료계 "수혈을 최소화하자"

젊은 연령층에서 헌혈자가 줄었다면 노년층에선 수혈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현실이다. 고령 환자일수록 혈관 상태가 약하고 지혈 작용이 원활하지 않기에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회는 어떤가. 고령화 시대다. 이에 이미 많은 의료인들이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혈액 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헌혈자가 기적처럼 급증하길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의료계에서는 수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최소의 수혈, 혹은 무수혈을 위한 방책이 의료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의 일환이다. 전국적으로 약 20여개 병원이 무수혈 혹은 최소수혈센터를 운영 중이다. 수혈을 줄이는 제 1 방법이 출혈을 줄이는 것인 만큼 수술을 앞둔 환자가 빈혈일 경우 고용량 철분제나 조혈촉진제를 주사해 주는 방식, 수술 중 나오는 피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혈제 투입 등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수술 전·후 수혈 대체 치료를 받게 하거나 수술 도중 실혈을 줄이는 등의 무수혈 방식은 애초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이들을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 환자들에게도 확산되는 추세다. 반드시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만 수혈하고 수혈을 하지 않아도 지장 없는 환자에게는 대체 치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로봇과 장비를 활용한 첨단 수술 기법으로 수혈 상황을 줄이고 있기도 하다. 수술 중 흘러나오는 피를 모아 원심분리기로 적혈구 성분만 걸러내 다시 환자에게 집어넣어주는 혈액 재활용 장비, 메스를 들이대는 개복 수술보다 출혈이 적은 로봇 수술 등이 활용되고 있다.

한편 정부도 무분별한 수혈 치료를 막기 위해 나섰다. 정부는 수혈적정성 평가를 의료기관 질 평가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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