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으로 유명한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재조명한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이 관객들을 찾는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7개 단체가 뭉쳐 만든 이 작품은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서 펼쳐낸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이어졌다.
김광보 연출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작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독립 운동가였던 홍범도 장군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수위 생활을 했다. 쓸쓸하고 외로운 삶을 살았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렸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작품 안에서 홍범도 장군이 고려극장 극장장에게 자신의 일대기를 전하고, 그 내용으로 연극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이 만들어져 고려극장에 올라갔는데, 그 점을 착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출은 “통합공연을 진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 생각했지만, 막상 리허설을 해보니 축제 같았다. 함께 하는 7개 단체가 하나가 된 듯했다.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연옥 작가는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이 조국에서 떠나서 극장을 지키는 모습을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홍범도 장국은 화려한 전장이 아니라 극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런 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고, 작품과 함께 폐관하는 고려극장에 대해 다뤘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이어 “연극 속의 홍범도는 영웅이지만, 실제 홍범도의 모습은 극장 앞을 지키는 수위다. 그런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에 대해 재고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면서 “극장이 주는 위로, 평화 등의 감정을 생각했다. 이 시대에 극장이 주는 의미를 성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극장 앞 독립군’은 24곡의 노래가 등장하는데, 90년대 대중가요, 모던 록,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펼쳐진다. 국악과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이 다양한 조합을 넘나들어 극을 즐기는 또 다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실인 음악감독은 “뮤지컬에 가까운 음악극이다. 다양한 음악이 펼쳐지는 것은 극의 재미를 위한 필수요소다. 1900년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점이 펼쳐진다. 나라를 빼앗긴 황망함과 극장만이 갖고 있는 낭만적인 정서가 잘 전환될 수 있게 음악에서 융합될 수 있게 신경 썼다”라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에서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독립운동가와 그의 후손들이 작품의 음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작품은 홍범도 장군이 자신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상영하게 하는 내용의 메타극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의 영웅적 순간만을 담은 조명한 것이 아닌, 카자흐스탄에서 노후 생활을 하던 홍범도가 직장을 구하는 장면 등 시공을 오간다.
안무 감독 정혜진은 “많은 인원이 무대에 올라간다.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라, 폭발적으로 감정이 나오는 것보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 내적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무용의 독립적인 요소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극을 신선하게 바라보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범도 역할을 맡은 강신구 단원은 “평생을 조국 해방을 위해 바친 인물을 맡게 돼 부담이 적지 않다. 영웅으로 알고 있고 그의 생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한다”라고 작품에 다가간 점을 설명했다.
‘극장 앞 독립군’은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100주년을 기념해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끈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만든 대규모 음악극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9월 20일, 21일 양일간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