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사자' 스틸 후속편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싶다던 ‘사자’는 오컬트 장르에 액션과 CG를 덧입혀 새로운 색깔의 블록버스터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스케일과 독특한 설정에 비해 캐릭터와 서사가 지나치게 납작해 허무함을 남긴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 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31일 개봉한다. ■ Strength(강점) 신부의 구마 행위에만 집중하지 않고, 액션 쾌감을 강조했다. 격투기 선수 용호와 검은 주교라는 사악한 악령을 등장시켜 선과 거대 악의 대결로 이야기도 확장시켰다. 오컬트 장르와 히어로물의 결합은 새로웠다. 신을 믿지 않는 격투기 선수가 구마 의식에 참여한다는 독특한 캐릭터 자체에 신선함이 있다. 용후가 안 신부의 도움을 받아 악에 맞서기까지. 단단한 내면을 갖춘 진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액션과 CG 등 볼거리가 담겨 블록버스터의 쾌감을 선사한다. 한국에서도 마블과 같은 히어로물을 만들고 싶었다던 김주환 감독과 박서준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안 신부의 존재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바티칸에서 검은 주교를 잡기 위해 파견된 온 신부는 신앙의 힘으로 악에게 묵묵히 맞서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안성기는 겉으로는 선하지만, 내면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안 신부 그 자체였다. 긴장감 넘치는 구마 의식을 치른 후 위트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내며 영화의 완급을 조절한다. ■ Weakness(약점) 문제는 볼거리와 세계관 만들기에 집중한 나머지 전개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것이다. 영화는 시니컬해진 용후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데, 선하고 정의로운 경찰 아버지의 죽음이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간단한 설정을 긴 이야기로 풀어내 흐름을 늘어뜨린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임감을 가진 용후가 화려한 액션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는 큰 매력이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애초에 신을 미워하던 그가 믿음에 눈을 뜨는 과정이 단순하게 그려졌기 때문에 캐릭터에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은 탓이다. 사진=영화 '사자' 리뷰 비주얼적인 가치를 보여줬어야 할 클라이맥스 장면의 완성도도 낮다. 업그레이드된 용후의 불주먹과 특수 분장으로 완성한 검은 주교의 변신 장면에서 빈약함이 느껴졌다. 내용에도 빈틈이 있다. 용후가 차원 높은 초능력을 가지게 된 계기마저 명확하지 않아 물음표를 남겼다. ■ Opportunity(기회) 여름 극장가에서 시원한 액션과 볼거리가 담긴 영화는 ‘사자’가 유일하다. 경쟁작이 될 ‘나랏말싸미’는 역사 영화이며, ‘엑시트’는 유쾌함이 돋보이는 재난 영화다. 스케일 면에서는 ‘사자’가 압도적이다. 믿고 보는 배우 박서준과 안성기의 조화도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격투기 선수로 등장해 맨몸 액션을 펼치는 박서준과 신부로 변신한 안성기의 브로맨스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Threat(위협) 분위기가 어둡다.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원하는 이들은 비장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당황할 수 있다. 또한 피와 괴성이 난무하는 오컬트 장르에 대한 호불호도 있다.

[신작 SWOT 리뷰] ‘사자’가 담고 싶었던 원대한 세계관, 시도만 빛났다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7.25 09:23 | 최종 수정 2139.02.15 00:00 의견 0
사진=영화 '사자' 스틸
사진=영화 '사자' 스틸

후속편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싶다던 ‘사자’는 오컬트 장르에 액션과 CG를 덧입혀 새로운 색깔의 블록버스터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스케일과 독특한 설정에 비해 캐릭터와 서사가 지나치게 납작해 허무함을 남긴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 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31일 개봉한다.

■ Strength(강점)

신부의 구마 행위에만 집중하지 않고, 액션 쾌감을 강조했다. 격투기 선수 용호와 검은 주교라는 사악한 악령을 등장시켜 선과 거대 악의 대결로 이야기도 확장시켰다.

오컬트 장르와 히어로물의 결합은 새로웠다. 신을 믿지 않는 격투기 선수가 구마 의식에 참여한다는 독특한 캐릭터 자체에 신선함이 있다. 용후가 안 신부의 도움을 받아 악에 맞서기까지. 단단한 내면을 갖춘 진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액션과 CG 등 볼거리가 담겨 블록버스터의 쾌감을 선사한다. 한국에서도 마블과 같은 히어로물을 만들고 싶었다던 김주환 감독과 박서준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안 신부의 존재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바티칸에서 검은 주교를 잡기 위해 파견된 온 신부는 신앙의 힘으로 악에게 묵묵히 맞서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안성기는 겉으로는 선하지만, 내면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안 신부 그 자체였다. 긴장감 넘치는 구마 의식을 치른 후 위트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내며 영화의 완급을 조절한다.

■ Weakness(약점)

문제는 볼거리와 세계관 만들기에 집중한 나머지 전개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것이다. 영화는 시니컬해진 용후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데, 선하고 정의로운 경찰 아버지의 죽음이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간단한 설정을 긴 이야기로 풀어내 흐름을 늘어뜨린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임감을 가진 용후가 화려한 액션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는 큰 매력이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애초에 신을 미워하던 그가 믿음에 눈을 뜨는 과정이 단순하게 그려졌기 때문에 캐릭터에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은 탓이다.

사진=영화 '사자' 리뷰
사진=영화 '사자' 리뷰

비주얼적인 가치를 보여줬어야 할 클라이맥스 장면의 완성도도 낮다. 업그레이드된 용후의 불주먹과 특수 분장으로 완성한 검은 주교의 변신 장면에서 빈약함이 느껴졌다. 내용에도 빈틈이 있다. 용후가 차원 높은 초능력을 가지게 된 계기마저 명확하지 않아 물음표를 남겼다.

■ Opportunity(기회)

여름 극장가에서 시원한 액션과 볼거리가 담긴 영화는 ‘사자’가 유일하다. 경쟁작이 될 ‘나랏말싸미’는 역사 영화이며, ‘엑시트’는 유쾌함이 돋보이는 재난 영화다. 스케일 면에서는 ‘사자’가 압도적이다.

믿고 보는 배우 박서준과 안성기의 조화도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격투기 선수로 등장해 맨몸 액션을 펼치는 박서준과 신부로 변신한 안성기의 브로맨스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Threat(위협)

분위기가 어둡다.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원하는 이들은 비장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당황할 수 있다. 또한 피와 괴성이 난무하는 오컬트 장르에 대한 호불호도 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