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을 통해 정의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작품이 올랐다. 바로 뮤지컬 ‘블랙슈트’다. ‘블랙슈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꿈을 키워온 두 친구 차민혁과 김한수 앞에 최광열이라는 인물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갈등을 담은 작품이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블랙슈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승현, 유성재, 왕시명, 김순택, 박규원, 최민우, 조풍래, 이승헌 등 출연배우와 연출 겸 작가 김명훈, 작곡 황지혜, 음악감독 이경화가 참석해 작품과 인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명훈 연출은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을 보고 법과 정의에 대해 고민하다가 작품을 만들게 됐는데, 준비하면서 주제를 ‘정의’로 잡았다. 이 세상에 선과 악, 옳고 그름 등, 이분법적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이 시대에, 관객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무엇일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대해 말했다.
이어 “정의(正義)에 대해서도 정의(定義)를 내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생각에 따라 정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작품에 대해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연출은 “인물의 트라이앵글 구조에 중점을 뒀다. 검사 차민혁과 변호사 김한수, 로펌 대표 변호사 최광열의 끊을 수 없는 고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법정 용어가 많아 대사와 가사가 쉽지 않은 만큼, 전달에 힘써 달라고 배우들에게 당부했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법정을 배경으로 하지만, 음악을 통해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다. 작곡가 황지혜는 “법에 대한 어려운 내용이라 작곡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인물들의 서사가 아니라 작품의 드라마를 좀 더 느낄 수 있게 중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음악감독 이경화는 “인물들이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에 음악을 더해 대립을 극대화시키고자 했다. 음악이 포인트로 작용될 수 있게, 배우들 목소리에 강약을 더해 음악적 다이내믹을 더했다. 두 배우가 동시에 감정을 쏟아내다 보니, 관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묻힐 수도 있다. 배우들에게 대사를 ‘잘 씹어달라’라고 당부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제 1로펌의 대표 변호사 최광열 역을 맡은 이승현은 “한 사건을 끝까지 몰고 가는 집중력 강한 작품”이라고 ‘블랙슈트’를 설명했다.
같은 역할의 유성재는 “극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 사람이 왜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까’에 집중했다. 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 드러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이중성을 많이 생각했다”라는 왕시명은 “사람들이 자신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 현실감 있게 드러내려고 노력했다”라고 최광열에 다가간 점을 언급했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한 정의 실현을 최대의 목표로 삼는 검사 차민혁은 조풍래, 양지원, 이승헌이 분한다. 조풍래는 작품에 대해 “같은 사건을 바라보더라도 관객들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원은 작품의 매력에 대해 “‘세상아 덤버라’라는 밝은 곡부터 무거운 넘버까지 다양하다. 법정을 배경으로 해서 무거울 거라도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재밌는 장면도 많다. 옛날 감성과 현대 감성을 모두 담은 작품이다. 서로 다른 기억을 품고 있는, 비밀을 갖고 있는 두 인물 차민혁과, 최광렬이 결정적인 무엇을 알게 됐을 때의 감정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민혁의 친구 김한수 역을 맡은 최민우는 “최광열이 로펌으로 데리고 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수는 감정적인 인물이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멀티 역을 맡은 김상협은 “극에서 많은 역할을 맡아야 돼서 걸음걸이, 말투, 목소리 등에 신경 써서 밀도 있게 표현하려고 신경쓰고 있다”라고 중점 둔 곳을 말했다.
‘블랙슈트’는 10월 1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