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홍진영 인스타그램
홍진영과 소속사 뮤직케이 엔터테인먼트가 말을 할수록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뮤직케이는 언론을 통해, 홍진영은 SNS을 통해 서로의 내용을 반박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뮤직케이의 말은 한번 걸러서 등장하고, 홍진영의 말은 여과되지 않은 채 대중에게 전달된다. 사실 계약관계, 이면계약서 등의 쟁점은 현재로서 어느 쪽이 맞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양측 모두 말로만 전할 뿐,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어느 한쪽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한, 시시비비는 법정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흥미로운 보도와 홍진영의 반박이 눈에 띄었다. 양 측이 첫 충돌 후 나눈 이야기가 공개된 것이다. 인용해보자.
“홍진영은 ‘계약을 해지하고 가족들과 회사를 차릴 예정이다. 나 없으면 회사는 굶어죽게 되니 계약 해지 후 뮤직케이 측에서 일감을 가져오면 건바이건으로 수익을 분배해주겠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배려’라고 통보했다.” (스포츠조선 보도)
“믿었던 회사에 배신당한 충격에, 더 이상 누군가를 믿고 다시 기획사에 들어가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고, 제가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은 서로간에 당연히 알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 같이 갈 수는 없더라도 그 동안 저를 속이고 정산하지 않은 금액은 안 받을 용의도 있다, 원한다면 계약을 맺어 그 쪽이 최소한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을, 마치 제가 돈에 눈이 멀어 가족 소속사를 차리기 위해 계약을 해지한 것인 양 진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얘기한 것도 분명 회사가 명백한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언론을 이용하여 저를 상처 낼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최소한의 마지막 제 배려였습니다.” (홍진영 SNS)
즉 홍진영이 “더 이상 누군가를 믿고 다시 기획사에 들어가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고”를 뮤직케이는 “계약을 해지하고 가족들과 회사를 차릴 예정이다”라고 해석했다는 것이다. 또 “계약을 해지하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은 알고 있는 상황이라 (중략) 원한다면 계약을 맺어 그쪽이 최소한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줄 용의가 있다”라는 말은 “나 없으면 회사는 굶어죽게 되니 계약 해지 후 뮤직케이 측에서 일감을 가져오면 건바이건으로 수익을 분배해주겠다”로 바뀌었다는 것이 홍진영의 주장이다. 여기에 홍진영 입장에 따르면 ‘최소한의 배려’를 뮤직케이는 ‘최후의 배려’라고 언론에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말과 글은 점 하나에 획 하나에 달라진다. 특히 말은 뉘앙스가 어떻게 풍기냐에 따라 오역될 가능성이 높다. 홍진영과 뮤직케이가 현재 그렇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먼저 말을 ‘던진’ 홍진영이 난처하게 됐다. 특히 이 부분이 그렇다.
“다시는 누구를 믿고 기획사에 들어가기는 어렵다. 나를 속이고 정산하지 않은 금액은 안 받겠다. 대신 원한다면 계약을 맺어 그쪽이 최소한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줄 용의는 있다”
활동하는 동안 잘잘못을 떠나,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상대가 만약 저런 말을 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의도가 호의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계약 해지 후 뮤직케이 측에서 일감을 가져오면 건바이건으로 수익을 분배해주겠다”로 뮤직케이가 인식해도 무리가 없는 이유다.
저 말 하나가 홍진영과 뮤직케이 사이에 법정인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나 이미지 면에서는 홍진영 스스로 불리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차라리 전속계약 해지와 관련되어 법적인 부분만 거론했으면 대중들 입장에서는 “결과를 지켜보면 될 것” 수준에서 관심은 끝났을 것이다. 후에 1인 기획사를 설사 만들더라도 그에 대한 뒷이야기 역시 나올 여지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미 이 바람직한 상황은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
뮤직케이와 ‘친분 있는 언론’은 아니지만, 스완으로 데뷔할 때부터 인터뷰 하며 봐 온 입장에서 안타깝게도 홍진영은 지금 스스로 말의 헛나감과 방향을 잘못 잡은 해명으로 인해 판을 엉뚱하게 키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