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영화 유튜버 채널 페이지 캡쳐
영화 유튜버는 영화를 리뷰하는 유튜버를 말한다. 불과 2년 전만해도 40여명에 불과했던 이 들은 이제 약 300명이 넘는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도 있으며, 2000만 이상 조회수를 낸 유튜버도 있다. 국내 영화 산업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 직업군이다.
영화 유튜버의 유형도 제각각이다. 배급사로부터 본편 영상을 받아 홍보 형식의 리뷰를 해주는 유튜버(ex:고몽)가 있는가 하면, 배급사가 광고 목적으로 배포한 예고편만으로 신작을 프리뷰를 하는 유튜버(발 없는 새, 라이너, 엉준 등)도 있다. 국내 영화만 취급하는 유튜버와 해외 영화만 갖고 홍보를 해주는 유튜버도 있다. 개봉한지 시간이 꽤 지나간 영화의 스토리는 물론 서브텍스트와 메타포, 영화 연출의 숨은 의도 등을 설명해주는 리뷰어(거의 없다, 리우군의 다락방)도 있으며, 대놓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영화에 접근해 모든 영화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소위 졸작이라 불려 흥행에도 크게 실패한 영화를 비판의 목적으로만 만든 영상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영화 유튜버는 고몽이다. 구독자 수만 90만 이상에 이른다. 영화의 재밌는 부분만 뽑아내, 센스 있게 영상을 만들어낸다. ‘출발 비디오 여행’의 유튜브 버전인 셈이다. 지상파 방송보다 더 노골적인 표현과 함께 재치가 넘친다.
이 외에도 지무비(73만), 김시선(46만), 빨강도깨비(67만), 민호타우르스(33만), 발 없는 새(33만), 거의 없다(23만), 라이너(19만), 리우군의 다락방(15만), 튜나(11만), 엉준(8만) 등 영화 유튜버들이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 영화에 따라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민호타우르스가 2013년 개봉한 영화 ‘보그만’을 리뷰한 ‘노숙자에게 빼앗겨버린 아내’는 2100만회를 기록했다. 고몽이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리뷰한 영상은 67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른 유튜버들 역시 관심과 화제성에 따라 기본 수십만에서 최대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영상 수익에 광고 수익, 이외 영상 편집 및 방송 출연 등의 부수익도 올릴 수 있다.
국내 대다수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약 5만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기만 해도 수 백만원의 안정적인 월수입이 들어오는 시스템으로 미뤄봤을 때 지속적으로 영화 유튜버는 늘어날 전망이다.
고몽은 “3년 전에는 클립 당 조회수 20만이 엄청 대박인 숫자였는데, 이제는 흔한 수준이 됐다.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이 점점 더 유입되고 있고,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지된다”며 “또 더 재밌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유튜버도 늘어나고 있어, 영화 유튜버 산업도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영화를 색다르게 해석할 뿐 아니라 영화 속 뒷이야기나 영화를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선을 재밌게 표현하는 유튜버의 경우에는 인기가 높다. 이러한 유튜버의 경우에는 일부 배급사에서 홍보 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또 다른 유튜버는 “홍보 영상을 만들어달라는 제의는 암암리에 엄청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경우 대놓고 찬양 형식이 아닌, 적당히 비판하면서 재밌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수백만원 단위의 비용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배급사는 영상을 만들지 않는 대신 돈을 주겠다고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관에서 내려가 VOD로 공개된 영화를 몇 몇 유튜버가 칭찬하면, 갑자기 다운로드 수가 급증한다.
한 유튜버는 “갑작스럽게 한 영화가 높은 순위로 올라가면, 콘텐츠 유통사인 KTH는 바로 유튜브부터 검색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 영화를 칭찬하는 영상물이 있다고 한다. 유튜버들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작품성이 부족한 영화를 강하게 비판하는 유튜버인 경우는 더 큰 인기를 얻는다. 영화광으로 알려진 ‘거의 없다’나 인문학 강사 출신 ‘라이너’는 영화적 문법이나 연출 기법 등 영화적인 근거를 최대한 많이 들며 비평하는데, 유명 영화평론가 못지않게 많은 시청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유튜버는 “그냥 홍보를 할 때보다 영화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면 구독자수가 급격하게 오른다. 그냥 홍보하는 영상물 보다 더 많이 신뢰한다. 좋은 영화를 나쁘다고 하지는 않는다. 졸작인 영화를 잘못 만들었다고 할 뿐”이라며 “유튜브에서 편하게 영화의 정보를 미리 보고 마음에 드는 영화를 취사선택한다는 소비자 심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