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조진웅은 촬영 현장은 물론, VIP 시사회와 뒤풀이 현장에서도 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고생한 사람들이 눈에 밟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조진웅은 인연의 소중함을 아는 배우였다.
‘광대들’ 촬영 현장에서 조진웅은 선배 배우 손현주와 함께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리더 역할을 했다. 광대패들을 이끄는 덕호의 리더십은 촬영이 끝나고도 이어졌다.
“내가 맡은 캐릭터가 리더였다. 실제로도 그랬다. 고창석 형님은 내가 모시고, 후배 배우 김슬기, 윤박, 김민석은 직접 식당을 섭외하는 등 움직이면서 어울렸다. 현장이 늘 분위기로 돌아갔다. 척하면 척하는, 호흡이 잘 맞는 느낌이 좋았다.”
영화에서 늘 함께 활약하는 광대패 중 유일한 선배인 고창석에게 많이 의지했다. 조진웅은 영화가 모두 담지 못한 고창석의 매력을 언급하며 애정을 내비쳤다.
“고창석이 기인이시다. 소리꾼이기도 하고, 부산에서는 오페라도 하셨다. 다만 대극장에서도 모두가 알아보는 크기라 존재감이 너무 넘쳤다. 고창석과 같이 연기하면 마음이 편하다. 내 얼굴이 작아 보이기도 한다.”
후배 배우들과의 인연도 이어가고 있다. 직접 추천해 다음 작품까지 함께한 김민석의 근황을 직접 들려주며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다음 개봉 영화가 ‘퍼팩트맨’인데, 김민석을 내 친동생 역할로 추천했다. 그만큼 기억이 좋았다. 내가 감독님에게 어울리는 배우라며 김민석을 추천했더니, 감독님도 좋다고 하시더라. 그 자리에서 바로 그에게 전화를 해서 만사를 제치고 오라고 했다. 촬영을 할 때 김민석의 군대 일정이 나왔다. 설경구 선배와 내가 김민석의 일정에 다 맞췄다. ‘광대들’에 대한 애착도 강하더라. 가족 시사회 날 맞춰 휴가를 나왔고, 영화만 보고 바로 복귀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함께 고생한 사람들을 늘 챙기는 것은 그의 습관이다. VIP 시사회 뒤풀이를 가면 고생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고 격려를 하느라 늘 늦게까지 자리를 지킨다.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보면 고생한 사람들이 계속 눈에 띈다. 그렇게 한마디씩 건네다 보면 자리가 길어지는 것이다. 시사회 때 찾아오신 손님들 중 고생을 안 한 사람이 없다. 모두에게 격려를 해준다. 문제는 내가 출연 안 한 남의 영화 VIP에 가서도 그렇다는 거다. ‘극한직업’을 VIP 시사회에서 봤는데 너무 웃기더라. 뒤풀이 현장에 가서 진선규를 만나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니까 오정세, 신하균, 이하늬가 보이더라. 차례로 만나 시끌벅적하게 인사를 했다.”
이런 인연들이 작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조진웅은 약속한 것을 안 할 수 없었다고 다작의 비결을 털어놨다.
“이전에 결정한 쌓인 작업들이 천천히 진행이 됐다. 그렇다고 내가 안 하면 이미 진행된 것까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작품을 무산시킬 수 없으니 약속한 것은 하는 편이다.”
인연은 물론, 관객들과의 만남도 즐겁다. 그러나 경력이 쌓이는 만큼, 연기 활동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
“관객 만나는 게 너무 즐겁다. 그것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 같다. 배우로 광대짓을 하고 있지만 힘에 부칠 때도 있다. 배우 일이라는 게 쉽지가 않다. 은퇴를 빨리 해야 할 것 같다. 메이크업 지우듯이 캐릭터를 잘 지우면서 잘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