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SK 박정호 대표, KT 구현모 대표,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자료=SK,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빌리티, 이커머스, AI 등 비통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통신사업은 이미 중복가입자를 포함해 약 64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포화상태다. 아직은 통신사업이 주 수익원이긴 하지만 새 고객 수는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통신업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머지않아 기업 성장은 멈출 것으로 전문가 등은 평가하고 있다.
국내 이통 3사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탈통신을 도모해왔다. 미디어나 콘텐츠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이 등장하면 그에 따른 관련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의 탈통신 움직임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과거보다 더 절실한 분위기다.
정부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이통사들이 요금제 가격을 올려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5G 상용화 이후 고가의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통사들의 수익이 오르긴 했으나 이마저도 순수한 이익은 아니다. 원활한 5G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서는 설비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불만을 제기한 이동통신 3사의 5G 가입자는 총 21명이었다. 통신사별로 보면 KT가 9명, SK텔레콤이 7명, LG유플러스가 5명으로 KT가 가장 많았다. 이에 이통사들은 잘 터지지도 않는 5G 서비스를 비싼 값에 판매한 것에 대한 책임의 일환으로 피해자들에게 최대 35만원씩 보상했다.
이처럼 통신사업 부분에서 이통사들이 더 이상 공을 인정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설비에 대한 투자만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인데,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재 정부와 대립 중인 주파수 재할당 가격 선정에서도 5G 기지국 설치가 주요 안건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통사들에 5G 기지국 설치 수에 따라 주파수 재할당 금액을 깎아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통사 측은 할인이 들어가도 당초 예상했던 주파수 재할당 금액의 두 배 이상 비싸고, 정부에서 제시한 기지국 설치 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점점 조여오는 압박에 이들은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미 구축해놓은 시장에 거대 기업이 발을 들여놓는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순 있다. 그러나 소비자입장에서는 이들이 5G 기지국 설비에 많은 투자를 해야 원활하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사업 확장으로 벌어들인 자본으로 통신부분 설비 투자를 이어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주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