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자료=코스맥스)
코스맥스가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 라보라토리를 신설하고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 장남인 이병만 씨를 대표로 앉혔다. 이병만 대표는 이미 그룹의 주력사 코스맥스 대표직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자회사를 첫째아들에게 넘기며 코스맥스그룹은 2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경수 회장은 둘째 아들에게도 동등하게 계열사 두 곳의 대표직을 부여한 상태다. 이 회장의 차남 이병주씨는 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와 코스맥스 미국 법인 코스맥스USA 대표 자리에 있다. 두 형제가 각각 대표직을 맡고 있는 회사의 수는 같으나 과연 이 회장이 동등한 기회를 내린 것인지는 의문이다.
장남 이병주 대표가 이끌고 있는 코스맥스는 지난 1992년 설립된 화장품 연구개발 기업으로 국내외 600여개브랜드에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사 역할을 하며 오랜 기간 국내 화장품업계를 꽉 쥐고 있는 곳이다. 이번에 새롭게 맡게 된 코스맥스 라보라토리 또한 업계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코스맥스 라보라토리는 화장품 제조업을 주요사업으로 한다. 다만 이미 모회사인 코스맥스와 코스맥스의 국내 자회사 2곳이 제조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화장품 제조보다는 R&D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라보라토리는 한국어로 실험실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이경수 회장 장남인 이병주 대표가 이 두 회사를 이끌며 화장품 연구개발과 제조까지 완벽하게 해낸다면 그룹 후계자로 손색없는 이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반면 차남 이병주 대표는 활약상이 형에 비해 미비하다. 이병주 대표가 맡고 있는 코스맥스비티아이의 경우 자회사로 가진 코스맥스 바이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 대표가 함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코스맥스 미국 법인 코스맥스USA의 경우 전혀 성과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코스맥스USA는 코스맥스그룹이 중요시 여기는 미국 시장을 타켓으로 삼기 위해 공을 들여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그러나 해당 법인은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고 갈수록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화장품 제조시설에 대한 경고서한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경고서한 내용을 보면 코스맥스USA 제조시설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 FDA는 또 코스맥스USA가 의약품 보관 기간을 초과했고 규정에 따라 생산 탱크를 청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병주 대표가 코스맥스비티아이 성장을 이끌고 있으면서도 활약이 돋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경수 회장이 차남에게만 어려운 과제를 냈다는 시각과 장남에 비해 차남의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는 시각으로 나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