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땅을 산 LH 직원 9명이 대출을 받은 북시흥농협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을 포함한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에 동원된 자금이 농협에서 조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협상호금융의 경우 3조원이 넘는 대출이 실행됐다. 16일 안병길·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수협·새마을금고 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3기 신도시 지역에서만 3조 2881억원의 부동산담보 대출이 진행됐다. 1만 1574건의 대출금이 신도시로 들어갔다. 금융사별로 보면 농협 3조 371억원(1만 1108건), 새마을금고 1944억원(338건), 수협 566억원(128건)이다. 농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자료는 부천 대장지구를 제외한 3기 신도시 지역이 모두 포함됐다. 제1금융권인 NH농협은행, 수협은행까지 포함하면 5개 금융기관의 이 지역 대출금액은 4조 5620억원(1만 7323건)에 이른다. 5개 기관의 대출이 가장 많았던 곳은 남양주 왕숙 지구로 5618건, 1조 4104억원이다. 3기 신도시 전체 대출금액 중 30.9%에 해당한다. 그다음으로 많았던 곳은 고양 창릉지구로 전체 29%인 1조 3230억원(4572건)이다.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지구에만 전체 대출액의 59.9%가 몰렸다. 또 현재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시흥 지구의 대출액은 2313억원(746건)으로 전체 4.3% 수준이다. 광명 지구는 5746억원(2297건)으로 전체 13.3% 정도다. 특히 투기성으로 의심되는 관외(타 시군) 거주자의 대출 건수 비율은 시흥·광명 지구가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3기 신도시 전체 관외 거주자 대출은 1조 9888억원(6008건)이었다. 이 중에서 광명 지구는 2737억원(1009건) 규모다. 전체 지구 중 세 번째로 관외 거주자 대출이 많았다. 시흥 지구는 1492억원(432건)으로 대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3조원이 넘는 대출액이 투입된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직원들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파견돼 LH 직원들이 받은 은행 대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 LH 투기 사건은 은행권의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집단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졌기에 가능했다”며 “금감원 등 감독기관은 프로세스를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가 지목한 곳은 경기도 북시흥농협이다. 3기 신도시 땅을 산 LH 직원 13명 가운데 9명이 북시흥농협에서 한꺼번에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들은 1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시흥 등지에서 농지를 샀고 이 과정에서 북시흥농협에서만 총 43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LH 직원들이 2금융권인 상호금융을 이용한 이유는 1금융권이 토지담보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땅값의 변동성이 높아 1금융권인 시중은행들은 토지담보대출을 꺼린다. 반면 상호금융은 지점이 전국에 산재해 있고 토지담보대출 경험도 풍부하다. 대출 규제도 시중은행보다 덜 까다롭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지담보대출이 까다롭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한 농협으로 대출 수요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왜 농협에서만 대출?...LH 직원 등 신도시 투기 의혹

LH 직원 9명, 신도시 지역인 북시흥농협서 대출받아
시중은행보다 덜 까다로운 지역 상호금융으로 쏠려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3.16 14:38 의견 0
3기 신도시 땅을 산 LH 직원 9명이 대출을 받은 북시흥농협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을 포함한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에 동원된 자금이 농협에서 조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협상호금융의 경우 3조원이 넘는 대출이 실행됐다.

16일 안병길·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수협·새마을금고 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3기 신도시 지역에서만 3조 2881억원의 부동산담보 대출이 진행됐다. 1만 1574건의 대출금이 신도시로 들어갔다.

금융사별로 보면 농협 3조 371억원(1만 1108건), 새마을금고 1944억원(338건), 수협 566억원(128건)이다. 농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자료는 부천 대장지구를 제외한 3기 신도시 지역이 모두 포함됐다.

제1금융권인 NH농협은행, 수협은행까지 포함하면 5개 금융기관의 이 지역 대출금액은 4조 5620억원(1만 7323건)에 이른다.

5개 기관의 대출이 가장 많았던 곳은 남양주 왕숙 지구로 5618건, 1조 4104억원이다. 3기 신도시 전체 대출금액 중 30.9%에 해당한다. 그다음으로 많았던 곳은 고양 창릉지구로 전체 29%인 1조 3230억원(4572건)이다.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지구에만 전체 대출액의 59.9%가 몰렸다.

또 현재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시흥 지구의 대출액은 2313억원(746건)으로 전체 4.3% 수준이다. 광명 지구는 5746억원(2297건)으로 전체 13.3% 정도다. 특히 투기성으로 의심되는 관외(타 시군) 거주자의 대출 건수 비율은 시흥·광명 지구가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3기 신도시 전체 관외 거주자 대출은 1조 9888억원(6008건)이었다. 이 중에서 광명 지구는 2737억원(1009건) 규모다. 전체 지구 중 세 번째로 관외 거주자 대출이 많았다. 시흥 지구는 1492억원(432건)으로 대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3조원이 넘는 대출액이 투입된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직원들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파견돼 LH 직원들이 받은 은행 대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 LH 투기 사건은 은행권의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집단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졌기에 가능했다”며 “금감원 등 감독기관은 프로세스를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가 지목한 곳은 경기도 북시흥농협이다. 3기 신도시 땅을 산 LH 직원 13명 가운데 9명이 북시흥농협에서 한꺼번에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들은 1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시흥 등지에서 농지를 샀고 이 과정에서 북시흥농협에서만 총 43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LH 직원들이 2금융권인 상호금융을 이용한 이유는 1금융권이 토지담보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땅값의 변동성이 높아 1금융권인 시중은행들은 토지담보대출을 꺼린다.

반면 상호금융은 지점이 전국에 산재해 있고 토지담보대출 경험도 풍부하다. 대출 규제도 시중은행보다 덜 까다롭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지담보대출이 까다롭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한 농협으로 대출 수요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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