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획재정부)
찍어 먹는가, 부어 먹는가. 탕수육을 주문해놓고 벌어지는 논쟁 주제다. 찍먹, 부먹 논쟁을 MZ세대는 다른 의미로 정리해버렸다. 이른바 콘텐츠를 찍어 먹는 '구독 경제'로 말이다.
이들은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한 곳에 깊이 발을 들이기 보다 잠깐이라도 발을 담그는 것에 의미를 둔다.
MZ세대의 구독서비스 사랑이 날로 커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온라인 구독 서비스 이용자 중 50% 이상이 20~30대, 즉 MZ세대다. 온라인과 디지털에 익숙한 만큼 구독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도 높다.
구독 경제는 이용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그에 맞는 콘텐츠나 물품을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유통 서비스를 말한다. 얼핏 미디어 시대에 이르러 시작된 신세대 문화로 생각할 수 있지만 구독 경제는 꽤 예전부터 유지돼 왔다. 대표적으로 우유나 신문을 배달받는 서비스가 그 예다.
현대의 구독 경제는 여기서 조금 더 확장된 범위다. 기본적인 필수품부터 취미생활까지 구독 서비스를 통해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빵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제과점 구독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영화를 좋아하는 소비자는 플랫폼 구독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MZ세대가 구독 경제에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이들은 소유보다 경험하길 원한다. 한 가지를 오래 갖고 있는 것보다 짧더라도 여러 가지를 사용해 보고자 한다.
이는 자신이 경험한 내용과 가치를 남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MZ세대에게 구독 서비스는 대화 주제이자 지인과의 친밀감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된다. 한 예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누가 더 구독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구독 서비스는 개인에 맞춤화돼 있다는 점이다. MZ세대는 타인보다 각자의 개성을 더욱 중요시 한다. 평균에 맞춰진 일반적인 기업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구독 서비스는 사용할 수록 데이터가 쌓여 이용자의 패턴을 따라간다. 이용자가 자주 소비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분석해 더 눈에 띄도록 알고리즘을 구성한다. MZ세대로서는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각자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독 경제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특성의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각자의 매력이 담긴 구독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GS25 편의점은 구독 서비스 '더팝플러스'를 통해 커피와 한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매달 구독료를 낸 이용자는 음식과 커피를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인 '월간 아이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매월 다른 테마를 적용해 다양한 구성의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오는 12일까지 구독자 1차 모집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과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바이어가 직접 선정한 백화점 제철 과일을 매주 받아볼 수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다른 업계도 구독경제를 준비 중이다. 거스를 수 없는 구독경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