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백화점 대구점)
MZ세대가 명품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대부분의 업계가 위기를 겪었지만 명품 시장은 예외였다.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의 매출은 14조원대로 그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명품 브랜드 매출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한국은 독일을 밀어내고 7위로 올라섰다. 여기에는 2·30대 즉 MZ세대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는 상당부분 MZ세대 덕분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명품 구매자 중 20,30대의 비중은 46%로 2년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이 비중도 20대(37.7%)가 가장 높았다.
MZ세대는 왜 명품을 사랑하는가?
'플렉스(FLEX) 문화'가 명품 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미국 힙합문화에서 시작된 '플렉스'는 자신의 능력이나 멋짐, 부(富) 또는 귀중품을 과시하는 행태를 뜻한다. MZ세대의 문화와 소비 행태를 설명하는 용어가 됐다.
여기에 SNS 문화도 거들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쉽게 타인의 생활을 관찰할 수 있는 요즘 세대는 보이는 것과 보여지는 것에 예민하다. 이런 특성상 명품을 쉽게 접하고, 구매 심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욜로(You Only Live Once.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와 플렉스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은 불투명한 내 집 마련과 구직, 결혼 등에 얽매이기보다 지금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투자시장이 랠리를 벌인 것도 이들에게 여유를 만들어줬다.
MZ세대의 명품 소비가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다. 이들이 학생이던 10년 전에는 이른바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던 노스페이스 등 고급 브랜드가 유행했다. 40만~50만원을 호가하는 옷들을 마치 하나의 표식처럼 여기면서 너도 나도 구매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세대가 주 소비자층으로 올라오면서 명품과 가까워진 셈이다.
유통업계도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구찌 등 일부 명품 브랜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M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MZ세대의 입문을 늘리기 위해 신규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MZ세대는 약 1700만명으로 소득은 적지만 구매력은 굉장하다"며 "디지털에 최적화된 세대여서 명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고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까지 가세하면서 명품 시장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