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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판교에서 들려오는 MZ세대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부당한 일을 벌인 기업에,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경영진에 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더 이상 숨지 않고 참지 않고 존재를 드러내는 이들에게 기업은 이제 답해야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판교에 위치한 IT·게임사에 잇따라 노동조합이 설립되고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굵직한 기업에 노조가 설립된 데 이어 올해 웹젠에 노조가 탄생했다.
올들어 판교의 IT 게임업계엔 굵직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카카오의 부적절한 인사평가에 대해 직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지난달에도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으로 선정된 일부 직원들에게만 혜택이 제공되자 노조가 반발했다.
국내 대표 게임사 '3N' 중 하나인 넥슨은 이달 초 업무 재배치를 기다리는 직원들에게 대기발령 명령을 내려 논란이 됐다. 넥슨 노조는 당시 크게 반발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한 직원 사건과 관련해 엄중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판교의 IT 기업에 노조가 탄생하기가 쉽지 않았다. 회사 규모가 대체로 작고, 벤처기업 특성상 개인별 성과주의 문화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직이 잦고 근속기간이 짧은 것도 노조를 어렵게 했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고 근속기간이 늘어나며 상황이 바뀌었다. 여기에 '공정'과 '투명'에 예민한 MZ세대가 주축으로 등장한 것도 노조 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MZ세대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다.
구인구직 플랫폼인 사람인에 따르면 약 800명의 직장인 중 노조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은 80%다. 이들은 ▲조직문화 개선 ▲불합리한 관행 타파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 등을 노조 필요성의 이유로 꼽았다.
MZ세대가 사회인력의 주축으로 자리잡으면서 노동 운동의 흐름도 변화했다. 이제는 기업도 여기에 발맞춰 탈바꿈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