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이사 회장.(사진=각 사)

국내 제약기업들이 2026년 새해를 기점으로 오너 3·4세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며 세대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약가인하 압박 속 젊은 오너가 경영진을 내세워 상황타개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은 1월1일자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일동제약그룹의 창업주 3세인 윤웅섭 대표는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전략기획, PI(프로세스 이노베이션), 기획조정실 등을 거치며 다양한 실무와 경영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4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2016년 기업 체제 재편과 지주사 전환을 통해 회사 사업 체계를 정비하고 경영 안정화를 도모했다. 이후 의약품과 헬스케어를 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신약 개발 역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국제약품은 오너3세 단독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12월 오너 3세인 남태훈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2009년 국제약품에 입사한 남 부회장은 17년 만인 2017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후 9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마케팅, 영업, 관리 부서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며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대표이사 취임 뒤에는 영업·마케팅 중심의 조직 재정비를 통해 비용 구조와 사업 구조 개선을 주도했다. 향후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포함해 사업 전반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총괄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창업주 故이종근 회장의 손자이자 이장한 회장의 장남인 이주원 이사가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해 임원진에 합류했다. 이 상무는 2018년 종근당산업 사내이사로 입사한 이후 개발기획팀장, 종근당바이오 기타비상무이사를 거치며 R&D와 사업 기획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JW그룹의 4세 이기환 매니저는 최근 핵심 사업회사인 JW중외제약으로 이동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경하 JW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이기환 매니저는 1997년 생으로 이 회장의 세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2022년 JW홀딩스에 입사한 이 매니저는 이후 경영기획 등 지주사 핵심 업무를 맡으며 그룹 전반 구조와 중장기 전략을 파악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사 단순한 직무 변경이 아닌 후계라인의 실무 수업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약업계 전반에서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데는 성장 둔화와 동시에 약가인하라는 악재가 동시에 찾아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갈수록 전통제약사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약가인하까지 겹치면서 오너가의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이른바 6대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은 3516억원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2개 바이오기업의 영업이익은 1조3542억원으로 격차가 뚜렷했다. 여기에 정부는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약가를 현행 53%대에서 40% 수준까지 낮추는 약가인하 정책을 추진중이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속 ‘젊은 오너’에게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함께 약가인하까지 겹친 위기 속에서 오너 경영 강화는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라며 "불안한 상황 속 성과로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