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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본사 (사진=각 사)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손해보험사는 웃었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자동차보험 손해율 덕택에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다만 손보사들은 올해 호실적으로 인해 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게 됐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0.7% 늘었다. 5개 손보사는 3분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66.5% 늘어난 936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222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5% 늘었다. 보험 영업 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일반 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로 지난해 동기보다 2.7%포인트 하락한 101.5%를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45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4420억 원)보다 46%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3분기 누적 77.9%로 전년 동기(83.9%)보다 개선됐다.

현대해상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38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2%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도 코로나19 등으로 차 사고가 줄어들고 인터넷 채널 매출이 늘어 합산비율이 95.9%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도 올해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이 4673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누적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전했다.

■ 코로나19 덕분에 흑자 잔치

손보사들의 호실적은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차량 운행이 감소하면서 손해율도 크게 개선됐다. 손해율은 보험사로 들어온 보험료 중 가입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이다. 보험사가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8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면 손해율은 80%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0%다.

9월 말 기준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삼성화재 79.1%, DB손해보험 78.1%, 현대해상 79.5%, 메리츠화재 76.7%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대 후반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화재, 상해 등 일반보험에서도 손해율 개선이 이어졌다. 삼성화재의 일반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에 비해 6.4%포인트 떨어진 75.2%에 그쳤다. 고액사고 발생이 줄면서 현대해상의 일반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70.9%에서 60%로 대폭 낮아졌다.

더불어 장마나 태풍 등의 영향을 받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이마저도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더욱 줄었다. ‘5030 안전속도’ 제도에 따라 도심 차량 운행 속도가 시속 50㎞로 제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 보험료 인하 요구 이어질까

다만 손보사들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 요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이 좋은 실적을 거둔 가장 큰 이유인 만큼 보험료 인하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11월부터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자동차 사고 건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손보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들은 이번 손해율 감소가 교통량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이뤄진 만큼 보험료 인하보다는 동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시적 개선으로 인해 보험료를 내릴 경우 또다시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손보사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보험료 동결에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실적과 자동차 보험료 현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인하 요인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