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이어 새해 ‘IPO(기업공개) 기대주’로 손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회사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아쉬운 경쟁률과 어려운 업황이 크게 장용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시를 통해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IPO를 통해 최대 1조2000억원을 조달하려던 현대엔지니어링의 계획이 결국 무산되면서 업계도 많은 충격을 받았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 15일 상장을 앞두고 지난 25일부터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도 희망 범위(5만7900원~7만5700원)의 최하단인 5만7900원으로 전망됐다.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을 반영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조6300억원이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약 4조4900억원)과 경쟁업체 삼성엔지니어링(약 4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장외시장에서 평가받는 몸값은 이미 공모가 기준 예상 시총(6조500억원)을 넘어섰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건설업 악재 ▲어려운 국내 증시 상황 ▲구주매출 반발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속한 건설업이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가치주’는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으로 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간다. 건설업 관련 기업들은 대체로 ‘가치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호반건설과 롯데건설도 앞서 IPO 절차 돌입했다가 적정 기업가치 산정 실패 등을 이유로 중단했다. 더불어 최근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사고 여파로 건설주 투자심리가 악화한 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고민을 가중시켰다. 또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상장 철회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움직임으로 뉴욕 증시에 한파가 불어 닥치자 코스피도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HDC현산 주가는 사고 발생 당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후퇴했다. 지난 27일 종가는 1만3600원으로 사고 당일 종가(2만5750원)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과 GS건설 주가도 10% 이상 빠졌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것에 대한 시장의 반발도 아쉬운 부분이다. 구주매출이란 기존 주주가 상장시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공모로 조달한 투자금이 신규 사업에 쓰이지 않고 기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하려고 했던 주식 물량은 1600만주다. 이 중 1200만주(75%)는 구주 매출, 400만주(25%)는 신주 모집이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자금을 친환경·에너지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한다. 지난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창학 대표는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현실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노력에도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기관 수요예측에 부정적 영향을 줬고 상장 철회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한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 플랫폼 업체 케이카는 구주매출 비중이 91%로 높아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 상장 계획은 철회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향후 상장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 재개한다고 해도 지난해 4분기까지의 실적이 집계되는 4월 이후에야 공모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6일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규정에 따르면 오는 6월까지만 증시에 입성하더라도 절차상 문제는 없다.

현대엔지니어링, IPO 포기한 3가지 이유

건설업 악재, 국내 증시 조정, 구주매출 반발 등
아쉬운 경쟁률·어려운 업황도 작용

최동수 기자 승인 2022.01.31 08:11 의견 1
현대엔지니어링이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이어 새해 ‘IPO(기업공개) 기대주’로 손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회사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아쉬운 경쟁률과 어려운 업황이 크게 장용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시를 통해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IPO를 통해 최대 1조2000억원을 조달하려던 현대엔지니어링의 계획이 결국 무산되면서 업계도 많은 충격을 받았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 15일 상장을 앞두고 지난 25일부터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도 희망 범위(5만7900원~7만5700원)의 최하단인 5만7900원으로 전망됐다.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을 반영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조6300억원이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약 4조4900억원)과 경쟁업체 삼성엔지니어링(약 4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장외시장에서 평가받는 몸값은 이미 공모가 기준 예상 시총(6조500억원)을 넘어섰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건설업 악재 ▲어려운 국내 증시 상황 ▲구주매출 반발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속한 건설업이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가치주’는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으로 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간다. 건설업 관련 기업들은 대체로 ‘가치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호반건설과 롯데건설도 앞서 IPO 절차 돌입했다가 적정 기업가치 산정 실패 등을 이유로 중단했다. 더불어 최근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사고 여파로 건설주 투자심리가 악화한 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고민을 가중시켰다.

또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상장 철회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움직임으로 뉴욕 증시에 한파가 불어 닥치자 코스피도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HDC현산 주가는 사고 발생 당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후퇴했다. 지난 27일 종가는 1만3600원으로 사고 당일 종가(2만5750원)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과 GS건설 주가도 10% 이상 빠졌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것에 대한 시장의 반발도 아쉬운 부분이다. 구주매출이란 기존 주주가 상장시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공모로 조달한 투자금이 신규 사업에 쓰이지 않고 기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하려고 했던 주식 물량은 1600만주다. 이 중 1200만주(75%)는 구주 매출, 400만주(25%)는 신주 모집이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자금을 친환경·에너지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한다. 지난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창학 대표는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현실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노력에도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기관 수요예측에 부정적 영향을 줬고 상장 철회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한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 플랫폼 업체 케이카는 구주매출 비중이 91%로 높아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

상장 계획은 철회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향후 상장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 재개한다고 해도 지난해 4분기까지의 실적이 집계되는 4월 이후에야 공모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6일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규정에 따르면 오는 6월까지만 증시에 입성하더라도 절차상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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