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전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본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백지화된 '빗물터널'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과 하수관로 등 도로 정비에 향후 10년간 총 3조원을 투입해 장기적인 치수 대책 마련에 나선다.
오세훈 시장은 10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지난 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기존 하수관로 정비 등 향후 10년간 총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빗물저류배수시설은 물 부족과 침수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시설은 비가올 때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 청소용수, 소방용수, 조경용수 등으로 사용한다. 가뭄 시에는 하천으로 방류함으로써 홍수피해와 가뭄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 저지대 침수 및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빗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시설이다. 대심도빗물저류배수시설은 일종의 빗물 고속도로를 갖춘 빗물저류배수시설이다.
오 시장은 "대심도빗물저류배수시설을 갖춘 양천지역은 침수피해가 전혀 없었으나 강남 지역은 빗물저류배수시설을 갖추지 못해 대규모 침수 피해를 겪었다"며 대심도빗물저류배수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의 치수관리목표를 대폭 상향시키겠다"며 "2011년 이후 중단한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년간 1조 5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며 이 사업과 병행해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등을 추진해 총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시간당 최대 강수 처리용량을 30년 빈도 95㎜ 기준을 최소 50년 빈도 100㎜, 항아리지형인 강남은 100년 빈도 110㎜까지 감당할 수 있게 끌어올린다.
시는 이번 폭우로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 도림천 및 광화문 지역을 우선으로 빗물저류 배수시설 건설을 2027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동작구 사당동 일대, 강동구, 용산구는 관련 연계사업 및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오 시장은 "6개 지역에 대한 실태와 여건, (빗물저류배수시설) 설치방법과 규모 등 방향 설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반기에 추진하고 내년 예산에 설계비 등을 반영해 이후 절차를 앞당기겠다"며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날 오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도 국비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지역에는 이번 폭우에 524㎜의 많은 비가 내렸고 강남은 시간당 116mm로 150년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 비로 서울에서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303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2963가구가 침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