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의중앙선 이촌역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선 지난해 12월 유모차 탑승자가 사고가 났던 곳이다. (사진=이영빈 기자) 코레일 경의중앙선에서 유모차 끼임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장을 가본 결과 기관사의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 인재임을 알 수 있었다.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기관사가 재량으로 문을 닫을 수 있었다. 기관사가 CCTV로 살필 수 없는 사각지대도 발견했다. 코레일의 안전교육은 물론 사각지대를 없애고 승객이 모두 들어갈 때까지 문이 닫히지 않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해 보였다. ■ 경의중앙선, 반복된 ‘끼임 사고’…온라인에서도 ‘와글와글’ 지난달 12일 경의중앙선 공덕역에서 유모차 끼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들어 3월에도 경의중앙선에서는 유모차 끼임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경의중앙선에서 끼임 사고를 당할 뻔 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3월 경의중앙선 중랑역 유모차 끼임 사고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이 유사 사례 경험을 공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C’사이트에서는 경의중앙선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함을 표현했다. 아이디 ‘bo***’씨는 “나도 문에 끼일뻔 한 적이 있다”며 “열차가 원래 예정시간보다 연착되면서 승강장에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몰렸고, 타려는 도중에 문을 닫고 출발해버렸다”고 글을 올렸다. 5월에는 경기 파주 운정지역 주민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아이디 ‘살****’씨는 “지하철에 탑승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문이 닫혀 손등이 쏠리게 됐다”며 “가벼운 타박상이지만 문이 닫히기 전에 경보음이라도 울렸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끼임 사고’ 현장 직접 찾아…출퇴근 시간대·일반승객엔 흔하지 않아 지난 4일 오전 10시 경의중앙선 이촌역은 비교적 한산했다. 경의중앙선 지하철이 도착했고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사람들이 내리고 탑승하는 모습이 무리가 없어 보였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면서 끼임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거나 문이 급하게 닫히는 느낌을 받아본 적 있는지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질문했다. 경의중앙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촌에 사는 60대 김씨는 “낮에 주로 타는데 문이 급하게 닫힌다는 느낌은 못 받아봤다”며 “배차간격이 너무 길고 자주 안와서 그게 불편할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성동구에 사는 30대 박◯◯씨는 “여기서는 아니지만 2호선이나 9호선에서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며 끼임사고를 경험한 적은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출퇴근 시간대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구간은 끼임 사고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으로 이동해봤다. 오후 4시의 홍대입구역은 다른 호선을 이용하기 위해 환승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출퇴근시마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한다는 파주에 사는 20대 조씨는 “배차간격이 20분정도로 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억지로 밀고 들어가거나 문이 닫히기 직전에 급하게 타는 경우가 많다”며 “출퇴근 시간마다 아찔함을 느낀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도 일부 끼일 뻔 한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승객들 모두 끼임사고를 경험한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출퇴근 시간대에도 끼임 사고가 흔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스크린도어 열린 상태에서 기관사가 문 닫을 수 있어”…인재 사고 우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경의중앙선의 유모차 끼임 사고는 오전 9시 또는 오후 4시에 발생했다. 주로 사람이 뜸한 시간대였다.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이 아닌 사람이 많이 없는 여유롭고 한적한 시간대에 끼임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가장 한산한 시간대임에도 발생한 것이 의문이었다. 기관사가 유모차 탑승자를 잘 살피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지난 10월16일 끼임사고가 발생했던 공덕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선 오전 9시경 유모차를 끈 여성이 탑승 중 갑자기 문이 닫혀 유모차를 잡은 손이 쓸리는 부상을 당한 일이 있었다. 마침 코레일 소속 기계수리 담당 직원에게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지하철 문이 닫히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지 물었다. 기계수리 담당자는 “기관사가 닫으면 가능하다”며 “스크린도어가 열렸어도 기관사가 지하철 문을 닫고 출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원칙적으로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센서를 통해 기관사가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하철 문을 닫고 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유모차 끼임 사고’는 기관사가 주의를 살피지 못한 인재 사고라는 말이다. 기관사가 오히려 한적한 시간에 유모차 탑승자 등을 면밀히 살펴봤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지난 1일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의 CCTV(빨간원) 사각지대에 사람이 서 있는 모습. (사진=이영빈 기자) ■ 기관사 혼자 많은 CCTV 모니터 봐야…CCTV로 못 보는 사각지대도 발견 기관사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지하철 문을 닫을 수 있다. 그만큼 잘 살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기관사 혼자 그 많은 지하철 탑승자들을 볼 수 있을까. 코레일의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기관사가 탑승자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역무실 관계자는 “기관사가 승강장을 육안으로 다 보긴 힘들기 때문에 모니터로 확인한다”며 “CCTV 모니터로 승객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관사가 보는 CCTV 모니터는 수십대로 보였다. 이 많은 것들을 다 보기도 힘들어 보였다. 또 하나 문제점은 CCTV가 비취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 이곳은 양 옆 천장에 붙은 CCTV가 모두 다른쪽을 향하고 있어서 사람이 타고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없어 보였다. 오로지 스크린도어 센서만을 의지해야 하는 곳이다. 유모차 탑승자가 사고가 났던 이유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센서가 울려도 기관사가 확인을 못 하고 지하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유모차 탑승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탑승할 경우 기관사가 발견 못하고 임의로 지하철 문을 닫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결과적으로 유모차 끼임 사고는 한산한 시간대에 기관사의 탑승자를 잘 살펴보지 못한 것이다. 이에 코레일 측은 기관사 인원을 보강하거나 외부 안전 요원을 배치한다든지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특히 유모차의 경우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의 틈새를 피해 탑승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부분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마지막으로 늦게 타거나 문을 빨리 닫으면 사람이 뛰게 되어있고 이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기관사의 여유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센서를 부착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들어갈 때까지 문이 닫히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며 “시간이 정체되는 부분이 있어도 안전 측면에선 보다 우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간다] 경의중앙선 끼임 사고는 ‘인재’…기관사 못보는 사각지대 존재

“스크린도어 열렸어도 열차 문 닫고 출발 가능”
전문가 “센서 부착해 승객 들어갈 때까지 문 닫히지 않는 시스템 구축해야”

이영빈 기자 승인 2022.11.05 09:00 의견 0
지난 2일 경의중앙선 이촌역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선 지난해 12월 유모차 탑승자가 사고가 났던 곳이다. (사진=이영빈 기자)


코레일 경의중앙선에서 유모차 끼임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장을 가본 결과 기관사의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 인재임을 알 수 있었다.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기관사가 재량으로 문을 닫을 수 있었다. 기관사가 CCTV로 살필 수 없는 사각지대도 발견했다. 코레일의 안전교육은 물론 사각지대를 없애고 승객이 모두 들어갈 때까지 문이 닫히지 않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해 보였다.

■ 경의중앙선, 반복된 ‘끼임 사고’…온라인에서도 ‘와글와글’

지난달 12일 경의중앙선 공덕역에서 유모차 끼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들어 3월에도 경의중앙선에서는 유모차 끼임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경의중앙선에서 끼임 사고를 당할 뻔 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3월 경의중앙선 중랑역 유모차 끼임 사고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이 유사 사례 경험을 공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C’사이트에서는 경의중앙선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함을 표현했다. 아이디 ‘bo***’씨는 “나도 문에 끼일뻔 한 적이 있다”며 “열차가 원래 예정시간보다 연착되면서 승강장에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몰렸고, 타려는 도중에 문을 닫고 출발해버렸다”고 글을 올렸다.

5월에는 경기 파주 운정지역 주민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아이디 ‘살****’씨는 “지하철에 탑승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문이 닫혀 손등이 쏠리게 됐다”며 “가벼운 타박상이지만 문이 닫히기 전에 경보음이라도 울렸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끼임 사고’ 현장 직접 찾아…출퇴근 시간대·일반승객엔 흔하지 않아

지난 4일 오전 10시 경의중앙선 이촌역은 비교적 한산했다. 경의중앙선 지하철이 도착했고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사람들이 내리고 탑승하는 모습이 무리가 없어 보였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면서 끼임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거나 문이 급하게 닫히는 느낌을 받아본 적 있는지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질문했다.

경의중앙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촌에 사는 60대 김씨는 “낮에 주로 타는데 문이 급하게 닫힌다는 느낌은 못 받아봤다”며 “배차간격이 너무 길고 자주 안와서 그게 불편할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성동구에 사는 30대 박◯◯씨는 “여기서는 아니지만 2호선이나 9호선에서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며 끼임사고를 경험한 적은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출퇴근 시간대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구간은 끼임 사고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으로 이동해봤다. 오후 4시의 홍대입구역은 다른 호선을 이용하기 위해 환승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출퇴근시마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한다는 파주에 사는 20대 조씨는 “배차간격이 20분정도로 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억지로 밀고 들어가거나 문이 닫히기 직전에 급하게 타는 경우가 많다”며 “출퇴근 시간마다 아찔함을 느낀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도 일부 끼일 뻔 한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승객들 모두 끼임사고를 경험한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출퇴근 시간대에도 끼임 사고가 흔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스크린도어 열린 상태에서 기관사가 문 닫을 수 있어”…인재 사고 우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경의중앙선의 유모차 끼임 사고는 오전 9시 또는 오후 4시에 발생했다. 주로 사람이 뜸한 시간대였다.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이 아닌 사람이 많이 없는 여유롭고 한적한 시간대에 끼임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가장 한산한 시간대임에도 발생한 것이 의문이었다. 기관사가 유모차 탑승자를 잘 살피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지난 10월16일 끼임사고가 발생했던 공덕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선 오전 9시경 유모차를 끈 여성이 탑승 중 갑자기 문이 닫혀 유모차를 잡은 손이 쓸리는 부상을 당한 일이 있었다.

마침 코레일 소속 기계수리 담당 직원에게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지하철 문이 닫히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지 물었다.

기계수리 담당자는 “기관사가 닫으면 가능하다”며 “스크린도어가 열렸어도 기관사가 지하철 문을 닫고 출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원칙적으로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센서를 통해 기관사가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하철 문을 닫고 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유모차 끼임 사고’는 기관사가 주의를 살피지 못한 인재 사고라는 말이다. 기관사가 오히려 한적한 시간에 유모차 탑승자 등을 면밀히 살펴봤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지난 1일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의 CCTV(빨간원) 사각지대에 사람이 서 있는 모습. (사진=이영빈 기자)


■ 기관사 혼자 많은 CCTV 모니터 봐야…CCTV로 못 보는 사각지대도 발견

기관사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지하철 문을 닫을 수 있다. 그만큼 잘 살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기관사 혼자 그 많은 지하철 탑승자들을 볼 수 있을까. 코레일의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기관사가 탑승자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역무실 관계자는 “기관사가 승강장을 육안으로 다 보긴 힘들기 때문에 모니터로 확인한다”며 “CCTV 모니터로 승객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관사가 보는 CCTV 모니터는 수십대로 보였다. 이 많은 것들을 다 보기도 힘들어 보였다. 또 하나 문제점은 CCTV가 비취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 이곳은 양 옆 천장에 붙은 CCTV가 모두 다른쪽을 향하고 있어서 사람이 타고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없어 보였다. 오로지 스크린도어 센서만을 의지해야 하는 곳이다.

유모차 탑승자가 사고가 났던 이유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센서가 울려도 기관사가 확인을 못 하고 지하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유모차 탑승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탑승할 경우 기관사가 발견 못하고 임의로 지하철 문을 닫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결과적으로 유모차 끼임 사고는 한산한 시간대에 기관사의 탑승자를 잘 살펴보지 못한 것이다. 이에 코레일 측은 기관사 인원을 보강하거나 외부 안전 요원을 배치한다든지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특히 유모차의 경우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의 틈새를 피해 탑승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부분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마지막으로 늦게 타거나 문을 빨리 닫으면 사람이 뛰게 되어있고 이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기관사의 여유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센서를 부착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들어갈 때까지 문이 닫히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며 “시간이 정체되는 부분이 있어도 안전 측면에선 보다 우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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