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수동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매장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성수역 3번 출구에서 나와 골목으로 들어서자 4층 건물을 통째로 채운 ‘무진장 여름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다. 무신사가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이는 온·오프라인 셀렉트샵 ‘무신사 엠프티’ 매장이다. 이 밖에도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를 선별한 편집샵 ‘성수@대림창고’,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 구석구석 자리 잡은 무신사 팝업스토어까지 곳곳에서 주황색 ‘무진장’ 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성수동 일대가 ‘무신사 앞마당’이란 말이 실감났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힘을 주고 있는 무신사가 성수동 일대를 'K-패션 성지'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무신사는 고감도 패션 브랜드 ‘엠프티’, 오프라인 편집샵 ‘성수@대림창고’,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을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지난 17일 오후 방문한 서울 성수동 일대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들은 ‘무진장 여름 블랙 프라이데이(이하 무진장 블프)’를 맞아 방문객 맞이로 분주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나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은 제품을 살펴보는 소비자들로 가득 차 매대 사이사이 공간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피팅룸 앞에는 제품 실착을 위해 긴 대기열이 늘어서기도 했다. 실제 무진장 블프 시작 후 ‘성수@대림창고’를 찾은 방문객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매장마다 보이는 외국인 방문객들이었다. 특히 ‘성수@대림창고’의 경우 국내 소비자보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더 높아 보였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서양인, 아랍인 등에 이르기까지 방문객 인종과 국적도 다양했다. 평일 오후라는 점을 고려해도 ‘K-패션 성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성수동의 경우 유동 인구 중 상당수가 여성과 외국인이다보니 성수@대림창고 입점 브랜드들도 이들을 주로 겨냥해 구성했다”면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의 경우 방문객 통계를 내보니 약 100여개 국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국적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본거지 삼아 '미개척지' 오프라인·해외시장 정조준

17일 오후 서울시 성수동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를 중심으로 매장수를 늘리며 오프라인 영역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가 남긴 실제 제품 후기와 등급에 따른 가격 할인 및 적립금 혜택 등 온라인 쇼핑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 그대로 이식하면서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온라인 판매가 주를 이뤘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소비자 요구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지닌 자사 핵심 경쟁력을 오프라인으로 넓혀 기존 고객 요청에 부응하는 한편, 신규 고객 접점도 더욱 넓힌다는 전략이다.

성수동 일대는 이같은 무신사 오프라인 확장 전략에서 새로운 ‘사업 본거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1년만 해도 무신사 타깃 고객이 많은 지역은 홍대 일대였지만, 2022년 무신사 본사가 성수동으로 이전하면서 성수동이 무신사 ‘주력 상권’이 됐다. 이후 무신사가 잇달아 문을 연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은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며 성수동이 ‘팝업 성지’에서 ‘패션 성지’로 거듭나는 주춧돌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신사는 성수동에서 차별화된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패션 영역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무신사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귀국 후에도 무신사 글로벌 소비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실제로 무신사는 ▲현장 택스 리펀(Tax Refund) ▲무인 환전기 설치 ▲캐리어 보관 ▲다국어 안내 방송 ▲외국어 브로슈어 제공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 전체 매출 중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무시사는 외국인 대상으로도 접점을 넓혀 장차 무신사 해외 확장의 마중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단독 브랜드로 국내외 유명 스파 브랜드와 경쟁하고자 한다”면서 “무신사가 국내 및 온라인 환경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아직 충분히 개척하지 못한 해외와 오프라인 환경을 신사업 영역으로 삼아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