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요즘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하는 광경이 있습니다. 바로 야생동물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설치해놓은 다리인데요. 원래 자신이 뛰놀던 산과 들판을 가로질러 생긴 도로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생명을 걸어야 하는 동물들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국내에서 큰 호응을 받았죠. 이와 함께 소음 방지벽 곳곳에 붙은 독수리 등 맹조류 사진들 역시도 소음방지벽을 보지 못하고 부딪혀 죽는 새들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는 야생동물을 위한 수영장 구조용품이 일찌감치 만들어져 눈길을 끕니다. 무려 14년 전인 지난 2005년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를 소개하는 이유는 국내 역시 수영장이 도처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야 일반 가정마다 수영장이 딸린 곳이 많기에 그 필요성과 수요가 국내보다 더했겠지만 국내도 풀빌라, 풀장이 있는 숙소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놀 수 있는 인공 수영장을 만들수록 야생동물들이 빠져 죽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하죠. 그래서 야생동물과 공생할 수 있는 이 기특한 장치를 소개하려 합니다. 긴 서두를 통해 설명하고 싶은 아이템은 바로 ‘프로그 로그(Frog Log·개구리 다리)’입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던 야생동물학자 리치 매이슨(Rich Mason)은 야외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떠다니는 개구리나 곤충이 익사 위기에 처한 것에 무척 안타까워하다 이 장치를 발명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지난 2004년 지인으로부터 “수영장 물에 빠져 죽는 야생 개구리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그 친구를 돕기 위해 수영장에 빠진 작은 동물들이 딛고 올라설 수 있는 지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메모리 폼에 망사를 부착해 물에 띄우고, 아치형으로 펼쳐지는 작은 다리를 붙여 수영장과 땅을 이어지도록 만든 것이 바로 ‘프로그 로그’입니다. 개구리 등 동물들은 수영장에 떨어졌을 때 본능적으로 수영장 벽을 향해 헤엄쳐 빠져 나가려고 한다네요. 수영장 가장자리를 돌면서 탈출구를 찾기 마련인데 이때 ‘프로그 로그’가 동물들이 다시 땅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겁니다. 매이슨은 개구리 뿐 아니라 곤충, 뱀, 오리, 쥐, 다람쥐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는데 그는 이듬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것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간의 과정이 어땠을지 그의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보니 메인 페이지에 전세계 23개국 이상에 10만 개 이상의 ‘프로그 로그’가 팔렸고 이를 통해 100만 마리 이상의 생물을 보호할 수 있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매이슨은 “‘프로그 로그’를 사용하는 풀장 주인들은 동물들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영장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풀장 보수를 해야 할 일 역시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모든 고객에게는 질문과 기술 지원이 무료”라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특히 ‘프로그 로그’ 사이즈가 여러 개인데 펌프와 필터를 야생동물이 움직이는 밤 시간에 가동하거나 염소 수준이 높은 물일 경우, 수영장 동물 수가 많다거나 다람쥐 같은 작은 포유류를 지키고 싶을 때는 큰 사이즈를 선택하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이고 있습니다.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프로그 로그’는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19.99달러로 한화로는 2만 3800원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오히려 이 작은 장치를 발명한 매이슨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후문입니다. 개구리들이 함께 수영을 하다 ‘프로그 로그’에 뛰어올라 쉰다며 고마워하는 고객부터 오리 가족의 피난처가 됐다거나 ‘프로그 로그’를 통해 아이들이 동물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감사 인사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고 하네요. 실제 홈페이지에도 “우리 수영장이 무고한 생물들의 생명을 희생하게 한다는 것이 싫었는데 매우 고압다”, “‘프로그 로그’ 설치 후 실수로 수영장에 빠진 동물들을 구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제품을 산 후 죽은 개구리를 한 번도 본 적 없어 기쁘다”는 의견들이 공개돼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수영장에 가면 놀기 바쁘지요. 하지만 물이 있는 곳에서 위험에 빠지는 야생동물들도 있습니다. 매이슨은 야생동물학자였기에 동물의 습성까지 생각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 발명의 시작에는 동물을 걱정하던 그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아주 작은 관심이 왜 소중한 자원이 되는지 잘 말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는 것이 힘] 야생동물은 왜 우리 때문에 죽어야 합니까?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9.24 11:53 | 최종 수정 2139.06.17 00:00 의견 0

경제 악화, 계층 간 격차 심화, 노령화…다양한 사회현상들이 사회공헌의 필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기 다른 상황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보다는 천편일률적 방식들이 대다수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역시 미비하거나 아예 정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비례할 겁니다. 이에 뷰어스는 [아는 것이 힘]을 통해 다양한 해외 사회공헌 활동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정책들을 살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요즘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하는 광경이 있습니다. 바로 야생동물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설치해놓은 다리인데요. 원래 자신이 뛰놀던 산과 들판을 가로질러 생긴 도로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생명을 걸어야 하는 동물들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국내에서 큰 호응을 받았죠. 이와 함께 소음 방지벽 곳곳에 붙은 독수리 등 맹조류 사진들 역시도 소음방지벽을 보지 못하고 부딪혀 죽는 새들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는 야생동물을 위한 수영장 구조용품이 일찌감치 만들어져 눈길을 끕니다. 무려 14년 전인 지난 2005년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를 소개하는 이유는 국내 역시 수영장이 도처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야 일반 가정마다 수영장이 딸린 곳이 많기에 그 필요성과 수요가 국내보다 더했겠지만 국내도 풀빌라, 풀장이 있는 숙소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놀 수 있는 인공 수영장을 만들수록 야생동물들이 빠져 죽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하죠. 그래서 야생동물과 공생할 수 있는 이 기특한 장치를 소개하려 합니다.

긴 서두를 통해 설명하고 싶은 아이템은 바로 ‘프로그 로그(Frog Log·개구리 다리)’입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던 야생동물학자 리치 매이슨(Rich Mason)은 야외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떠다니는 개구리나 곤충이 익사 위기에 처한 것에 무척 안타까워하다 이 장치를 발명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지난 2004년 지인으로부터 “수영장 물에 빠져 죽는 야생 개구리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그 친구를 돕기 위해 수영장에 빠진 작은 동물들이 딛고 올라설 수 있는 지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메모리 폼에 망사를 부착해 물에 띄우고, 아치형으로 펼쳐지는 작은 다리를 붙여 수영장과 땅을 이어지도록 만든 것이 바로 ‘프로그 로그’입니다. 개구리 등 동물들은 수영장에 떨어졌을 때 본능적으로 수영장 벽을 향해 헤엄쳐 빠져 나가려고 한다네요. 수영장 가장자리를 돌면서 탈출구를 찾기 마련인데 이때 ‘프로그 로그’가 동물들이 다시 땅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겁니다. 매이슨은 개구리 뿐 아니라 곤충, 뱀, 오리, 쥐, 다람쥐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는데 그는 이듬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것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간의 과정이 어땠을지 그의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보니 메인 페이지에 전세계 23개국 이상에 10만 개 이상의 ‘프로그 로그’가 팔렸고 이를 통해 100만 마리 이상의 생물을 보호할 수 있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매이슨은 “‘프로그 로그’를 사용하는 풀장 주인들은 동물들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영장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풀장 보수를 해야 할 일 역시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모든 고객에게는 질문과 기술 지원이 무료”라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특히 ‘프로그 로그’ 사이즈가 여러 개인데 펌프와 필터를 야생동물이 움직이는 밤 시간에 가동하거나 염소 수준이 높은 물일 경우, 수영장 동물 수가 많다거나 다람쥐 같은 작은 포유류를 지키고 싶을 때는 큰 사이즈를 선택하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이고 있습니다.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사진=프로그로그 홈페이지

‘프로그 로그’는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19.99달러로 한화로는 2만 3800원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오히려 이 작은 장치를 발명한 매이슨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후문입니다. 개구리들이 함께 수영을 하다 ‘프로그 로그’에 뛰어올라 쉰다며 고마워하는 고객부터 오리 가족의 피난처가 됐다거나 ‘프로그 로그’를 통해 아이들이 동물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감사 인사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고 하네요. 실제 홈페이지에도 “우리 수영장이 무고한 생물들의 생명을 희생하게 한다는 것이 싫었는데 매우 고압다”, “‘프로그 로그’ 설치 후 실수로 수영장에 빠진 동물들을 구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제품을 산 후 죽은 개구리를 한 번도 본 적 없어 기쁘다”는 의견들이 공개돼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수영장에 가면 놀기 바쁘지요. 하지만 물이 있는 곳에서 위험에 빠지는 야생동물들도 있습니다. 매이슨은 야생동물학자였기에 동물의 습성까지 생각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 발명의 시작에는 동물을 걱정하던 그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아주 작은 관심이 왜 소중한 자원이 되는지 잘 말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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